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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밤새도록 떠나지 않다

윤슬은 더욱 세게 미간을 찌푸렸다. 남편이 아내에게 질문하는 듯한 이 어투는 무엇이지? 그는 아직 자신의 신분을 바로 하지 않았나? “제가 성준영 씨랑 어디를 갔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라서 찾아와 묻는 거죠? 정말 웃기네요!” 윤슬은 입을 삐죽였고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 부시혁이 그녀의 팔을 잡았다. “난 그냥 네가 걱정돼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제 걱정 할 필요 없습니다!” 윤슬은 바로 팔을 빼냈고 차갑을 그를 쳐다봤다. “전에도 제 걱정 한 적이 없으니 지금도 할 필요 없습니다. 됐어요, 대표님. 시간도 늦었으니 돌아가세요. 저도 들어가 봐야 합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그를 신경 쓰지 않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부시혁도 그녀를 잡지 않았고, 그저 조용히 아파트 안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파트로 돌아온 윤슬은 신발과 가방을 벗고 맨발로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샤워를 한 후, 그녀는 방으로 들어가 쉬려고 했다. 10시에 자려고 했지만 성준영에게 불려나간 탓에 지금은 이미 졸려서 눈을 뜨지 못할 지경이었다. 윤슬은 하품을 하며 창가로 가서 커튼을 치려고 했다. 순간 그녀는 아래를 힐끗 봤고 아파트 아래 길가에 그 평범한 승용차가 아직 멈춰있는 게 보였다. 그러니까 부시혁이 아직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깊은 정으로 작업하려는 수작인가? 윤슬은 피식 웃었고 이내 망설임 없이 커튼을 치고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아파트 아래, 부시혁은 운전석에 앉아 계속 고개를 들어 윤슬집을 바라봤다. 그 층의 불빛이 꺼지자 그는 그녀가 이미 잠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갑자기 부시혁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휴대폰을 들어 쳐다봤고, 장용의 전화였다. “무슨 일이에요?” 부시혁은 스피크 폰을 킨 다음 휴대폰 조수석에 놓았고, 차량용 상자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장용이 대답했다. “큰일은 아니고 병원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고유나가 깨어났다고 합니다.” “알겠어요.” 그 말을 들은 부시혁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담배 한대를 꺼내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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