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9화 그냥 무시
부시혁이 윤슬 앞에 막아서면서 지켜주자, 왕수란은 질투가 나면서도 화가 났다.
어머니인 자기조차 부시혁에게 이런 보호를 받은 적 없었다는 게 질투 났고, 아직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자기가 뭘 할지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행동하는 부시혁 때문에 화가 났다.
‘아무래도 엄마인데, 날 이렇게 못 믿는 거야?’
이 생각에 왕수란은 원망하는 눈빛으로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부시혁은 왕수란이 무슨 생각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이마를 찌푸리고 왕수란에게 물었다.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죠? 언제 오셨어요?”
왕수란은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좀 전에 온 거야. 네 할머니 뵈러. 이제 가려고.”
“할머니 뵈러 오셨다고요?”
부시혁은 눈썹을 한 번 들어 올렸다. 아무리 봐도 왕수란의 말을 믿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부시혁은 자신의 계모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노부인에게 잘못해 주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노부인을 좋아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노부인이 왕수란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평소에도 중요한 일이 없으면 왕수란은 절대로 노부인을 뵈러 오지 않았다.
어차피 고택에 와봤자 노부인이 싫어할 거고, 괜히 와서 찬 바람 맞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왕수란이 고택에 왔다는 건,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왕수란이 말하지 않자, 부시혁도 더는 묻지 않았다.
“그럼 조심히 돌아가세요.”
부시혁은 윤슬의 손을 잡고 길을 비켜주었다.
왕수란은 짧은 대답과 함께 고개를 살짝 숙이고 부시혁과 윤슬 옆에서 지나갔다. 마치 윤슬을 보지 못한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윤슬에게 두지 않았다.
왕수란은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
비록 윤슬한테 시비를 걸지 않겠다고 노부인과 약속했지만 그렇다고 무시하지 않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왕수란은 계모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시혁의 엄마고 어른이다.
그렇기에 그저 윤슬한테 시비를 걸지 않고 더러운 태도로 대하지 않는다면 무시한다고 해도 건드리는 게 아니니까.
그럼 다른 사람도 왕수란이 잘못했다고 트집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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