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아직 연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지 않아 대부분 주위를 둘러보며 전시된 물품들을 구경하던 빈객들은 여수정의 고함에 하나둘씩 목을 내빼며 그들을 쳐다봤다.
염정훈이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것을 본 백지연이 그에게 팔짱을 끼며 설명했다.
“수정이랑 서정희 씨는 동창인데 예전에 좀 껄끄러운 일이 있었나 봐. 정훈이 네 신분으로 여자애들끼리의 사생활에 끼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
백지연에게서 팔을 빼낸 염정훈은 조용하게 단정한 넥타이를 정리했다.
백지연도 적당히 거두며 더 다가가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그에게 귀띔했다.
“게다가 두 사람 이미 이혼했잖아. 만약 당신이 나서서 도와준다면 다른 사람이 두 사람 사이를 뭐라고 생각하겠어? 우리 곧 있으면 약혼이고 이제 병원도 준비 단계에 있는데 이런 때에 안 좋은 스캔들이라도 나면 염씨 그룹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거야. 어떻게 보든 당신은 서정희와 선을 그어야 해.”
“내가 언제 도와준다고 했나?”
염정훈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여수정은 아예 서정희의 얼굴에 손가락질하며 도발했다.
“다들 똑똑히 봐요. 여기 초대장도 없는 도둑이 몰래 들어왔으니까 다들 자기 귀중품들 잘 신경 써요. 안 그럼 누가 훔쳐가도 모를 테니까.”
“책임자 어딨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이런 도둑까지 다 들여보내고.”
안 대표이 아들인 안성수가 황급히 달려나왔다. 안성수는 서정희를 본 적이 없어 옷차림만 대충 살펴본 뒤 이내 결론을 내렸다.
“실례지만, 스스로 나가주세요.”
서정희는 너무 우스워 화도 나지 않았다.
“제가 왜 가야 하죠?”
안성수가 설명했다.
“아가씨, 이곳의 모든 자리는 기부 금액에 따라 정해졌습니다. 이곳에 당신 자리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저런 뻔뻔한 여자랑 뭘 쓸데없이 설명하고 있어요? 소독은 했나 몰라. 저런 꼴로 오다니, 옆에 서 있기만 해도 값이 떨어지는 것 같네.”
모든 사람들의 말이 칼날처럼 사방에서 서정희를 향해 날아들었다. 비록 다치지는 않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그 말들에 베어 난도질을 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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