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4장
밤새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한 서정희는 어떻게 해야 진아영을 도울 수 있을지 막막했다.
진아영은 자기 의지로 차연준의 곁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녀도 자기와 마찬가지로 탈출하고 싶은 것일까?
아무리 고민해도 더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은 서정희는 진아영의 생각을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부터 서정희는 하루도 빠짐없이 차연준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진아영은 줄곧 집안에서 요양하며 두문불출하고 있었다.
장보기와 청소를 담당하는 아주머니는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다. 서정희가 다가가 말을 걸었으나 결국 아무 정보도 얻지 못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한눈팔지 않고 차연준과 진아영만 주시했다. 날짜를 계산해 보니 진아영이 유산한 지도 벌써 보름이나 지났다. 그녀의 성격상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외출할 것이다.
서정희가 차연준을 미행한 지 엿새가 되던 날, 차연준은 염정훈을 불러내어 술 한잔 마셨다.
차연준은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말했다.
“제수씨가 설마 자기가 위장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말을 마친 차연준은 사진 한 뭉치를 염정훈 앞에 내놓았다. 서정희가 그를 미행하면서 찍힌 것들이었다.
기웃거리는 작은 얼굴은 사진 속에서 유난히 귀여워 보였다.
“혹시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너희들과 소꿉놀이를 할 만큼?”
말은 이렇게 하지만 차연준은 서정희가 혹시라도 이미 발각된 것을 눈치챌까 봐 경호원에게 모른 척하라고 미리 얘기해뒀다.
“너의 여자는 네가 데려가. 너희들과 놀아줄 시간 없으니까.”
염정훈은 마치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 사진을 쥐고 말했다.
“원본 필름은?”
차연준은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너 이렇게까지 변태였어?”
“무슨 상관인데? 내 와이프의 사진은 내가 갖고 있어야지.”
염정훈은 부끄러운 기색 없이 오히려 자랑하듯 말했다.
이렇게 귀여운 서정희의 모습은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차연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 정말 구제 불능이구나. 너희 두 사람 분명 정상은 아니야.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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