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1장

아직 잔기침이 남아 있는 염정훈은 그녀를 문 앞까지 데려다준 후, 몇 마디 당부하고 떠났다. 지금 서정희는 보통 사람보다 몸이 허약한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몸이 완쾌되지 않은 염정훈이 곁에 있으면 환기가 되지 않는 환경에서 아이와 서정희에게 쉽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안전을 위해 염정훈은 몸이 완전히 나은 후 돌아갈 예정이었다. 게다가 서정희가 마지못해 그를 받아줬으니 이럴 때일수록 그녀와 거리를 두고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제일 좋을 것이다. 염정훈은 서정희에게 비수를 건네주며 밖에 함부로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서정희가 방으로 돌아오자 하위현과 민경이 즐겁게 놀고 있었다. 민경은 얼굴에 별 스티커를 잔뜩 붙이고 있었고 목에는 목걸이까지 하고 있었다. 귀에는 귀걸이를 하고 있었고 손톱 열 개에 가짜 손톱까지 붙였다. 하위현은 요술 방망이를 들고 변신 중이었다. “수리수리 마수리...” 한 바퀴를 채 돌기도 전에 문 앞에 서 있는 서정희를 발견한 하위현은 머쓱한 얼굴로 말했다. “정희 씨, 벌써 왔어요?” 임성훈이 어떻게 하위현과 아는 사이인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민경이보다 더 즐거워하는 것은 분명했다. “네, 아이와 같이 노느라 많이 힘들었죠?” “아니에요. 민경이가 얼마나 착한데요. 늦었어요. 이만 가볼게요.” “아가야, 위현 아저씨께 ‘안녕히 가세요’해야지?” 민경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안녕히 가세요.” 그러다가 민경은 또 무슨 생각이 난 듯 앞으로 나와 하위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성훈 아저씨는요?” 서정희가 다급히 민경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성훈 아저씨는 몸이 좋아지면 다시 올 거야. 우리 착한 민경이, 위현 아저씨도 돌아가서 쉬어야 해.” “응.” 녀석의 눈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염정훈이 서정희와 같이 올 줄 알았던 것 모양이다. 녀석은 엄마와 성훈 아저씨 사이에 무슨 갈등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며칠이나 되어도 얼굴을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게다가 위현 아저씨가 대신 왔다. 그러면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