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0장

방금 전 그 몹쓸 여자가 자신이 고분고분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까 봐 자신에게 엄청 강한 약을 탄 모양이었다. 그는 좀 참으면 지나갈 줄만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약효가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점점 더 강렬해져서, 정신까지 혼미해졌다. 몸은 마치 하늘에 떠있는 것 같았다. 거친 숨소리가 서정희의 귓가에 들려오자, 그녀도 민감해서 몸이 떨렸다. 그녀는 바로 남자를 거절했다. “안돼요. 저......” 서정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남자의 입술이 아무런 조짐이 없이 그녀의 입술에 와닿았다. 쿵쿵쿵 그녀의 심장이 고삐 풀린 말처럼 마구 뛰었다. 그녀가 사랑했었던 남자는 염정훈밖에 없었지만, 두 사람은 이미 이혼했고, 그도 자유의 몸이어서, 설령 다른 사람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그녀는 다른 남자와 어떠한 관계도 있기를 바라지 않았다. 아무런 예고 없이 발생한 키스에 그녀는 놀라기도 하고 화도 났다. 그녀는 바로 발버둥쳤다. “성훈 씨, 정신 차려요.” 임성훈의 몸은 달아오른 화로 같이 그녀를 꽉 감싸고 있어서, 전혀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 “늦었어요.” 염정훈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저 이제는 멈추지 못해요. 정희 씨, 미안해요.” 서정희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는 참을 만했다. 다만 이제는 진짜 고삐가 풀려서 어찌할 수가 없었다. 몇 년 간의 금욕 생활에, 서정희와의 몇 차례의 이별, 너무도 많은 것들이 그의 마음속에 누적되어 있었다. 그 약은 그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서정희는 당황스러웠다. 일이 왜 이렇게 발전했지? 남자의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목을 마구 흡입했다. 염정훈은 그녀의 몸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닿을 때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불이 한 번씩 일었다. 서정희는 그가 이미 이성을 잃은 걸 알았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행위를 놔둘 수 없었다. “성훈 씨, 이러지 말아야.” 그를 밀어내는 그녀의 손에는 아무런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거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