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5장

염정훈은 괴물을 보듯 염화진을 쳐다봤다. 아프면 소리 지르고 울어야 하는데 염화진은 왜 이토록 차분할까? 심지어 다른 한 손을 뻗어 염정훈의 얼굴을 쓰다듬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오빠가 나보다 더 아프잖아?” “왜!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정희가 얼마나 착한데 왜 그렇게 괴롭힌 거야?” “별 이유는 없어. 단지 뼛속까지 미웠을 뿐이야.” 광기가 유전된다는 말이 맞았다. 염화진과 염정훈은 모두 어느 정도 그들의 어머니만큼이나 광기 있는 사람들이었다. “너는 아직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구나!” 염정훈은 곧바로 그녀 오른손의 힘줄을 끊어 버렸다. 피가 뿜어져 나와 염화진의 얼굴에까지 튕겼다. 하지만 염화진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나에게 무슨 짓을 해도 서정희는 돌아오지 않아.” 심여정은 이 자식이 진짜로 손을 쓸 줄 몰랐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여동생의 손을 이렇게 다치게 하다니! 있는 힘을 다해 염정훈을 밀치자 염화진의 웃는 얼굴이 그녀를 마주했다. “미친 것들! 너희 둘 다 미쳤어! 의사 선생님! 빨리 의사를 불러!” 심여정은 얼른 염화진의 소매를 올려 상처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옷소매를 걷은 순간 그녀 팔의 상처들이 심여정의 시선에 들어왔다. 딱 봐도 몇 년이 된 상처들이 흉터가 생겨 사라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심여정의 눈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딸이 밖에서 무슨 일을 겪었단 말인가! 딸의 손에 아직도 피가 흐르는 것을 본 심여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염정훈의 뺨을 때렸다. “여동생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너 이 개자식!” 염정훈도 염화진 팔의 흉터를 보았다. 염화진이 산속 깊은 곳에 팔려가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살았다는 말은 진작 들었었다. 그 마음에 염화진을 불쌍히 여겨 그녀를 계속 놓아줬던 것이다. 하지만 염화진을 산에 팔아넘긴 사람은 서정희가 아니다. 고달팠던 그녀의 인생과 서정희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 왜 자기가 받은 모든 고통을 서정희에게 돌려주려 했을까? 서정희는 아무런 죄가 없는데 말이다. 뺨을 맞은 염정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