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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장

임성결은 염정훈의 눈빛에 등골이 오싹했다. 지금 이 순간의 염정훈은 마치 쇠사슬을 풀려는 짐승 같은 모습이었다. 서정희는 그를 다시 묶을 수 있는 유일한 쇠사슬이었다. 만약 서정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염정훈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치료를 받을지 말지는 최소한 정희 본인의 의견을 물어봐야 하지 않습니까?” 그 말에 염정훈은 또박또박 한 단어 한 단어 내뱉었다. “정희가 사는 게 최선이야. 과정 따위는 상관없어. 정희만 살아 있으면 되니까.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말을 마친 염정훈은 성큼성큼 걸어 자리를 떠났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임성결은 서정희 대신 서운함을 느꼈다. 이 남자는 여전히 오롯이 자기 생각만 하고 있었다. 소중한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때 비바람을 무릅쓰고 다급히 도착한 양한서는 염정훈을 보자마자 죄인이 된 듯한 표정으로 자기의 뺨을 후려갈겼다. “염 대표님. 다 제 잘못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데 제가 미처 소홀히 했어요. 사모님이 이렇게 된 게 다 저 때문이에요.” 하지만 염정훈 또한 누구를 탓할 자격이 없었다. 서정희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그였기에 남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말이다. “지금 사과해도 소용없어. 이게 정희의 검사결과야. 무슨 방법이 없을지 한 번 봐봐.” “네.” 양한서는 빗물이 묻은 손을 옷에 닦고 검사 보고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심각할 수 있어요? 벌써 위암 말기라니요!” 염정훈은 슬픔을 가까스로 억누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옆에 있는 벽을 내리쳤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굵은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M1이 암세포를 유발한 거야.” “염 대표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제 동생이 이미 저에게 알려 줬어요. 그때 사모님 건강검진 결과는 누군가 조작한 거라고. 게다가 사모님은 계속 이 사실을 숨기고 있었어요. 대표님이 알고 그런 것은 아니잖아요.” 어쩌면 이 세상에서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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