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3장

“이 두 사람 좀 보게... 옆에 사람이 없으면 장소 가리지 않고 애정행각을 하고 있으니. 쯧쯧...” 이때 갑자기 할아버지가 혀를 끌끌 차며 다시 두 사람의 가까이에 나타났다. 서정희는 얼굴을 붉히며 옆으로 몇 걸음 걸어 염정훈과 거리를 두었다. 그 모습은 꼭 마치 조기 연애를 하다 들킨 학생 같았다. “됐어, 됐어.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왜 아직도 어린 애처럼 수줍어해. 이 할애비도 너희들을 놀리지 않을게. 할머니도 저 하늘 위에서 너희들이 이렇게 잘 지내는 것을 보면 마음을 놓을 거야. 정훈아, 와서 나와 바둑 몇 판 두자.” “예, 할아버지.” 염정훈은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서정희와 그제야 잠시 떨어져 있게 된 염정훈을 본 할아버지는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자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와 정희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아무리 오락가락한다고 해도 눈치는 있어. 내가 말한 것들에 대해 정희의 태도가 예전과 확 달라진 게 티가 나. 왜 지금까지 애가 없어? 3년 전에 정희가 그렇게 애를 갖고 싶어 했잖아. 그런데 3년 후인 지금은 왜 오히려 원하지 않는 건데?” 할아버지는 가끔 혼미증상이 있어 정신이 온전치 않았지만 눈썰미 하나는 여전히 예전처럼 예리했다. 염정훈도 더 이상 할아버지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저희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던 것은 맞아요. 하지만 이미 다 해결되었어요.” 순간 할아버지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조금 전 서정희를 대할 때의 상냥함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할아버지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염정훈을 보며 말했다. “네가 직접 말할래? 아니면 내가 가서 조사해 볼까? 너는 내가 직접 키운 아이야.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까 봐 그래?” 염정훈은 마지못해 대충 에둘러댔다. “할아버지, 어쨌든 저희 두 사람, 지금 화해한 것은 맞아요...” 찰싹! 염정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그의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