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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장

테스트기에 빨간 줄이 두 줄 나타났다. 한 줄은 진했고, 한 줄은 연했다. 서정희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고,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진짜 아이가 생겼다. 복잡한 생각들이 밀려왔지만, 가장 먼저 감지된 정서는 기쁨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거울 속에 비춰진 건 눈물범벅이 된 자신의 모습이었다. 당시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려서야 그녀는 아이를 잃은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다시금 임신했다. 그녀는 너무 기뻐서 통곡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임신이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지금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암세포가 몸 안에 존재하는 한, 그건 시한폭탄과도 같아서 터지는 순간, 그녀뿐만 아니라 뱃속의 생명까지 앗아갈 것이다. 하지만 뱃속에 작은 생명이 커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큰 위로가 되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왼손을 자신의 복부에 얹었다. 설령 지금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은 작은 씨앗일지라도 그녀는 너무 행복했다. 세면대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아가야, 또 너니? 네가 또 엄마를 찾아온 거야?” 그녀는 늘 악몽에 시달렸고, 매번 꿈속에서 한 아이가 자신을 엄마라고 불렀다. 그 아이가 다시 자신의 복중으로 찾아왔다.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왔다. 이는 그녀가 살아가는 데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녀는 이 아이를 목숨으로 내어서라도 보호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내렸다. 짧은 십 분 내, 서정희의 정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잘 추스른 후 화장실을 걸어 나왔다. 그의 얼굴에 굳은 의지가 드러났다. 자고로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했다. 이제 그녀에게도 목숨을 내어서라도 지켜야 할 생명이 생긴 것이다. 그때 서정희는 염정훈의 눈빛과 마주쳤다. 그는 그녀의 기색을 살피고 있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깜짝 놀라서 일부러 기분 나쁜 말투로 말했다. “여기서 뭐해?” 이 시간이면 서재평의 재활을 돕는 시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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