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장
예전에는 그녀의 가벼운 말 한마디에 반년 이상을 들어 직접 장미밭을 가꾸던 남자가 지금은 단 며칠조차도 그녀에게 시간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고 있었다.
사랑할 때 진심으로 뜨겁게 사랑하고 마음이 식었을 땐 누구보다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었다.
서정희는 조심스레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나한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그냥 내가 하자는 대로 해주면 안 돼?”
“서정희, 욕심 좀 부리지 마.”
그는 비록 한 달이라는 시간을 함께해 주겠다고 말은 했지만, 이런 그녀의 요구에 차갑게 그녀를 쳐다보며 가차 없이 거절했다.
“욕심? 내가 지금 욕심부리는 거로 보여?”
서정희가 자조적으로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나와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고? 왜, 약혼 준비하느라 바쁘니?”
염정훈은 긴 손가락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리며 아무 감정 없는 말투로 대답했고 대답했다.
“진작에 말했었잖아. 나 곧 약혼한다고.”
그의 얼굴은 여전히 별 표정이 없는 포커페이스였지만 서정희는 그의 눈동자에 섞인 비웃음을 알아챘다.
겨우겨우 사정해서 얻어낸 한 달이었으니 어쩌면 그녀가 감당해야만 하는 몫일 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렇게 그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를 지었다.
“내가 헛된 생각을 했어. 일하는 데 방해해서 미안해.”
서정희가 서재를 나가려던 그때, 문득 등 뒤에서 염정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국내로 골라 봐.”
그의 말에 서정희는 발걸음을 우뚝 멈추고서 화색이 도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우리 속초 가자.”
“그래.”
그는 이번에는 부정하지 않고 가볍게 목울대를 울리며 대답했다.
서정희는 기쁨에 겨워 서재를 나섰다. 속초에서 오로라를 보기란 불가능했지만,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그가 있음에 만족하는 그녀였다.
밤이 깊은 시각, 그는 그녀의 곁에 조용히 몸을 뉘었다. 잠들지 않았던 서정희는 조심스럽게 몸을 움츠렸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그와 마치 심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염정훈이 그녀 팔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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