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3장
서정희는 서시월을 바라봤다.
“와서 뭐 좀 먹어요.”
이제는 서정희의 목숨뿐만 아니라 몸 상태도 연결되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서정희의 체면을 봐서라도 서시월에게 잘 대해주었다.
남들이 한 맺힌 눈으로 서시월을 바라보는 데 비해 서정희는 너무 담담해 보였다.
그녀는 염정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상처에 붕대 좀 감아주라고 해.”
“응.”
염정훈이 아무 말 없이 진영에게 눈짓했다. 진영은 곧바로 서시월의 상처에 붕대를 감았다.
다 먹은 서정희는 붕대 감는 방법을 차근차근 가르쳤다. 어떻게 매듭을 지으면 더 편하고 보기가 좋은지 말이다.
진상정은 화가 났다.
“사모님, 서시월이 사모님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차분히 다른 사람에게 붕대의 매듭을 가르칠 수 있어요. 나 같으면 붕대로 목 졸라 죽여도 시원치 않을 것 같은데.”
서정희는 진상정을 찬찬히 살피며 입꼬리를 올렸다.
“몇 년이 지나도 상정 씨의 성격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네요. 여전히 예전처럼 폭주 기관차 같아요.”
“사모님, 사모님은 많이 변하셨어요.”
서정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올리더니 입가에 옅은 웃음을 띠며 말했다.
“고독에 중독되긴 했지만 아직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불행한 일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현재를 잘 헤쳐나갈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한가한 서정희는 아예 소독용 알코올을 집어 서시월의 다른 상처들까지 치료했다.
서시월은 서정희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다. 서정희가 그녀의 존재를 몰랐을 때부터 인생의 적으로 여겼다.
그래서 서정희가 잘 지내지 못할수록 서시월은 더 기뻤다.
서정희가 깨어난 후 분노하거나 용서를 비는 모습을 기다렸지만 오히려 화가 날 정도로 안정돼 있었던 것이다.
“뭘 그렇게 괜찮은 척해요? 마음속으로 나를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고 있잖아요.”
서시월은 이를 갈며 말했다.
“네, 미워요.”
서정희는 담담히 말했다.
“상처를 치료해주는 이유는 혹시라도 상처가 악화하여 나까지 힘들까 봐 그래요. 오해하지 마세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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