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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8장

서정희는 서시혁의 다리를 치료하러 온 건데, 일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줄은 몰랐다. 이제 서씨 집안에 불똥이 제대로 떨어졌다. 이때 손가락에 감각이 있어서 내려다봤더니 소희가 그녀의 손끝을 만지면서 위로하고 있었다. “엄마 괜찮아.” 서씨 가문 어르신은 Z국에서 손에 꼽히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장례식도 굉장했다. 온종일 조문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았다. 서정희는 서시혁을 따라다녔다. 사람들은 그녀가 서시혁을 돌보는 도우미라고 여겼다. 어르신이 Z국에서의 지위를 보아서 오는 사람들은 모두 지위와 신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서정희는 이곳에서 염정훈과 심여정을 만날 줄은 상상 못했다. 염정훈은 아래위 검은 슈트에 넥타이까지 검은 것으로 하고 있었고, 얼음처럼 굳은 얼굴로 아래위 검은 원피스를 입고, 머리에 면사포 모자를 쓴 심여정의 뒤에서 따라왔다. 두 사람이 나타나자 바로 주변 사람들의 눈길이 쏠렸다. “저게 심씨 가문의 그 딸 맞지? 좋은 사람 놔두고 기어코 염씨 집안으로 시집가겠다고 해서 갔는데, 남편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죽는다 산다하면서 남편의 마음을 얻으려다가 결국은 실패한 그 여자 맞지?” “그 남자도 그래. 집에 마누라를 두고 하필이면 밖에서 여유 같은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서는 집에서 아예 나갔잖아. 저 여자도 미련하지. 그 신분에 어떤 남자를 찾지 못해서 하필이면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평생을 목메어?” “당시 자살 시도까지 한 다음, 심씨 가문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보내서 남편과 이혼하라고 설득했다고 하던데, 저 여자는 죽어도 심씨 가문에서 죽겠다고 해서 결국은 본가와 인연을 끊었잖아.” “멍청한 거지. 어쩌면 나이 들어서 이제야 부질없는 자신의 과거를 후회할지도 모르지.” 심여정의 일은 당시 소문이 자자했다. 그래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한 마디 거들었다. 그런데 심여정은 사람들이 자신의 흉을 보는데도 관심이 없었다. 다만 면사포에 가려진 그녀의 얼굴에 어떤 표정이 걸려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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