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3장

한송이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고 칼날에는 아직도 그녀의 생모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한송이가 송환희를 다치게 할까 겁을 먹은 송희재가 송환희를 막아섰고 부장성도 겁에 질린 한시안의 앞을 가렸다. “사람 죽여요!” 전혜란은 자신에게 피가 묻을까 소리를 지르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서정희는 이 상황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엄마가 자식을 버리고 자식이 엄마를 죽이려 하고 있다. 나쁜 짓만 하고 다닌 이명란이 제 엄마와 딸에게 버림받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한시안이 황급히 한송이를 말렸다. “오지 마.” “엄마, 어떻게 날 버릴 수 있어요? 나 한송이잖아.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엄마가 날 그렇게 버리면 안되지.” 부장성이 손쉽게 한송이를 제압했다. 한송이도 그들을 해칠 생각이 없은 듯 그저 눈물만 흘렸다. “오빠, 날 제일 아낀 거 아니었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부장성은 그 눈물이 악어의 눈물 같았다. 이 집안 식구들의 행동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악독한 심보마저 유전이 될 수 있었다. 서정희는 얼른 이명란의 상처를 살피고는 바로 지혈을 해주었다. 집에 다른 의료 용품이 없어 하는 수 없이 경호원에게 부탁해 병원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명란이 한 짓은 용서할 수 없으나 이 집에서 죽기라도 하면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었다. 한송이도 다시 방으로 끌려갔고 경호원이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한시안이 사람을 시켜 러그를 바꾸라고 지시했다. 송희재는 환희 곁을 지키며 다독였다. “이제 괜찮아. 겁먹지 마.”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는 송환희는 겁에 잔뜩 질려 송희재가 한참이나 달래고서야 잠이 들었다. 한시안이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어떻게 할 거야? 한송이가 아직 네 아이 품고 있잖아.” 송희재의 눈에는 일말의 동정심도 없었다. “사모님이 믿고 맡겨만 주신다면 죽는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느낄 정도로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하겠습니다.” 송희재가 한시안의 눈을 쳐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다만 사모님께서 마음이 약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