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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지수현은 그의 몸에서 나는 술 냄새를 맡고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한샘 그룹의 주식을 네게 돌려주러 왔어." 허정운은 코웃음치며 말했다. "지수현, 네가 그렇게 기를 쓰고 할머니를 설득한 목적이 바로 나랑 이혼하기 위해서잖아? 그런데 지금 주식을 내게 돌려주겠다고 하는 건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야?" 지수현은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아니야."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나를 건드리지 마. 주식은 네가 가져. 이것으로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빚진 게 없어!” 지수현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언제 이혼 협의서를 공증하러 갈 건데?" 허정운의 두 눈을 차갑게 번쩍이며 말했다. "내일 아침에 갈 거야. 걱정하지 마. 일부러 길게 끌지 않을 테니." 지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나는 다른 볼일은 없어."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허정운이 곧바로 저택 대문을 닫아버렸다. 다음 날 아침, 지수현이 MY에 들어서자마자 양건덕이 계약서를 하나 들고 찾아왔다. "지 대표님, 이건 우리가 반년 동안 계획한 프로젝트예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 만약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대표님이 사인을 마치는 대로 우리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수현은 그녀에게 잘 보이려는 듯 웃는 양건덕의 웃음을 무시하고 서류를 건네받더니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알겠어요. 양 사장은 먼저 돌아가 봐요." 양건덕의 웃는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지 대표님, 지금 확인하지 않으세요?" "나는 아직 다른 계약서를 봐야 하니, 다 본 뒤에 다시 연락할게요.” 양건덕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지수현의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양건덕의 얼굴이 순식간에 음침하게 변했다. 백상엽의 협박을 떠올린 그가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이 프로젝트를 따내지 못한다면 나는 백상엽에게 줄 돈이 없어!’ ‘안 돼. 지수현이 꼭 이 계약을 체결하게 만들어야 해!’ ‘그렇게 하면 그 자금을 받은 뒤, 백상엽의 돈을 갚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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