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장
“그래서?”
지수현이 고운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오늘 밤 여기서 너랑 같이 잘 거야.”
지수현은 하마터면 너무 기가 막힌 나머지 웃음이 나올 뻔했다.
사이가 최악인 상황에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이런 말을 내뱉는 뻔뻔함은 뭐지 싶었다.
“네가 여기서 자고 싶다면 내가 나갈게.”
망설임 없이 코트를 집어 들고 방을 나가려는 지수현의 모습에 허정운이 참다못해 묵직한 소리를 냈다.
“지수현,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넌 오늘 반드시 나와 한방에 있어야 해!”
“세상에 반드시 해야 하는 일 따위는 없어.”
지수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녀가 빠른 걸음으로 현관으로 걸아가서 문을 열려는 순간 등 뒤에서 튀어나온 큰 손이 “쾅” 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허정운은 지수현을 번쩍 안아 들었다.
지수현은 씩씩거리며 이를 악물었다.
“허정운, 너 어디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해. 난 의사가 아니야. 정신병은 치료하지 못한다고!”
허정운은 못 들은 척하며 그녀를 침대에 던져버린 뒤 옆에 누워 도망가지 못하게 팔로 그녀를 가두었다.
“잠이나 자!”
이윽고 그는 정말로 두 눈을 꼭 감고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지수현은 천연덕스러운 그의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거 놔!”
지수현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힘껏 발버둥 쳐보았지만, 그의 팔은 마치 단단한 돌덩어리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지수현은 그녀를 바라보는 허정운의 눈빛이 어느새 탐욕으로 흐려진 것을 느꼈다.
순간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면서 이를 악물었다.
“저질!! 변태!!”
“자고 싶지 않으면 다른 걸 해도 돼.”
그의 눈동자에서 은근히 나타나는 욕망에 지수현은 딱딱하게 굳어졌고 다시는 발버둥을 치지 못했다.
그렇게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스르륵 잠에 들어들었다가 눈을 떴을 땐 이튿날 아침이었다.
허정운이 어젯밤의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허정운을 흔들었다.
“이제 좀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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