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지연정은 입술을 오므리다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알았어.”
한현영을 집에 데려다준 뒤 지연정은 곧장 한샘 그룹으로 향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나타난 그녀로 인해 허정운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오빠, 우리 아빠가 오빠가 힘 써준 거 고맙다고 식사를 대접하시겠대. 언제가 편해?”
“지수현도 가?”
허정운의 입에서 흘러나온 지수현의 이름에 지연정은 입가에 미소가 싹 가셨다. 그녀는 수 초간 침묵하더니 애써 눈웃음을 지으며 다시 물었다.
“무슨 뜻이야?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어?”
허정운은 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문을 열었다.
“지수현과 난 부부야. 아버님께서 식사를 대접하시겠다는데 당연히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지연정은 지그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애써 숨겨보려 했지만 축 처진 눈꼬리가 그녀의 씁쓸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빠 뜻이 그렇다면 아빠한테 얘기해 볼게. 언니도 초대하라고.”
“그래.”
지연정은 허정운의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지수현과 이혼할 계획도 없으면서 왜 지씨 가문을 도와준 거냐고, 왜 자꾸 헛된 희망을 품게 만드냐고 허정운에게 따지고 싶었지만, 감히 입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물었을 때 허정운에게서 그녀가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서였다.
집으로 돌아온 지연정은 허정운이 초대에 응한 사실을 한현영과 지진성에게 얘기하며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아빠, 엄마, 언니한테도 한번 전화해 볼까?”
한현영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걔한테 전화를 왜 해?!”
“아니 그래도 운정 오빠 와이프인데 아빠가 오빠한테만 밥 사주면 언니가 오해할 수도 있고...”
한현영이 한쪽 입꼬리를 비릿하게 비틀어 올리며 코웃음을 쳤다.
“오해하든 말든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아무튼 나는 걔 얼굴 보고 싶지 않다!”
지진성의 침묵은 제법 뜻밖이었다. 아무래도 이 일로 지수현에게 불만의 씨앗이 싹 튼 모양이었다.
“한번 전화라도 해보자. 아빠, 엄마가 하기 싫으면 내가 할게.”
한현영은 여전히 내키지 않았지만, 지연정이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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