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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장

미간을 찌푸렸던 지수현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별안간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허정운 씨. 여긴 시승훈의 별장이야. 여기서 지내는 거 꺼림칙하지 않겠어?” 허정운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지수현은 이대로 허정운이 화를 내며 떠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허정운이 입을 열었다. “이 별장을 이미 너한테 빌려줬잖아. 우리가 부부라는 것도 알고 있을 테니까 한 사람 더 는다고 뭐라고 하지는 않을 거야.” “….” 지수현은 할 말을 잃었다. 이를 악문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하지만 난 당신과 함께 지내고 싶지 않아!” “지수현, 난 가지 않을 거니까 방 내놓든가 아니면 나랑 같이 돌아가! 잊지 마, 내가 지금 하반신 불구가 된 건 너랑도 연관이 있어!” 한참을 침묵하던 지수현은 끝내 타협했다. “좋아, 같이 돌아갈게.” 그녀는 허정운이 여기서 지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허정운이 나중에 진실이라도 알아챈다면 두 사람은 계속 엮일 게 분명했다. 야밤에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센트뷰로 돌아온 지수현은 곧바로 샤워를 마치고 손님방에서 잠들었다. 이번에는 허정운이 같은 방에서 자자고 강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데려왔으니 며칠쯤은 급할 것 없었다. 이튿날 아침, 지수현은 MY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는 한현영과 지연정을 발견했다. 그녀를 보자 한현영의 두 눈에 담긴 분노는 마치 분출구라도 찾은 듯 빠르게 지수현을 향해 다가와 손을 들어 그녀를 때리려고 했다. “지수현! 당장 고소 취하해! 너 때문에 우리 가문이 어디 가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어!” 지수현은 한 발 뒤로 물러서며 그 손을 피하자 한현영은 화가 더 훅 치밀었다. “감히 피해?” 지수현은 담담한 얼굴로 못했다. “못 피할 게 뭐가 있어요?” “나는 네 엄마야? 널 혼내는 건 당연한 거야!” 옆에 있던 지연성도 거들었다. “언니, 언니 일로 엄마 어젯밤에 한숨도 못 주무셨어. 밤새 몇 번을 우셨는데, 그만 고집 피우고 엄마 말대로 취하해. 설마 엄마가 자존심도 버리고 백씨 가문에 가서 사과하고 비위 맞추길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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