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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2층으로 올라가자 은비는 두 사람을 데리고 자신의 옷방으로 들어가 궤짝을 열고 옷 한 무더기를 소파 위에 올려놓았다. "이 옷들은 전부 입지 않았던 새 옷이에요. 소희 씨 혼자 골라서 입어요." "그래요."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은비는 구택을 감히 쳐다보지 못하고 소희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럼 소희 씨 옷 갈아입어요. 나 먼저 나갈게요." 말이 끝나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구택은 문이 닫히기를 기다리며 앞으로 걸어가 옷더미에서 드레스 한 벌을 골라 소희에게 건네주었다. "이거 입어요. 난 밖에서 기다릴게요." 그는 나가지 않고 옷을 갈아입는 곳과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옷방 밖의 소파 옆에 앉았다. 소희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돌아서서 신속하게 드레스를 갈아입었다. 구택은 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해서 이 틈을 타서 소파에 기대어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그리고 커튼을 당기는 소리가 울리며 소희가 걸어 나왔다. "다 됐어요." 그가 천천히 눈을 뜨자 소녀는 이미 옷을 갈아입고 그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여러 가지 컬러가 있는 드레스를 골랐는데 상반신은 간단한 연회색이었고 하반신은 핑크색 베이스에 회색 가제가 있었다. 발목까지 닿는 매우 긴 드레스는 소희의 하얀 신발을 덮으며 소녀의 가녀린 몸매를 영롱하고 우아하게 돋보이게 했다. 부드러운 컬러는 그녀에게 온화하고 깨끗하며 아름다운 분위기를 더했다. 구택은 그녀를 2초 동안 보다가 소파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묶었던 검은색 머리끈을 풀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인차 흩어졌다. 소희는 경악함에 고개를 들었다. 구택은 고개를 돌려 옆에 화장대에서 진주 비녀 하나를 골라 몸을 살짝 기울이며 소희의 머리를 빗었다. 그의 두 손은 소희의 어깨를 지나 포옹하는 자세로 그녀에게 머리를 빗어 주었다. 두 사람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소희는 고개를 살짝 숙이면 코가 거의 그의 양복 깃에 닿을 뻔했다. 익숙한 냉천향이 풍겨왔다. 전에 두 사람은 지금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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