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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소희는 그녀가 묻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침착한 척하며 대답했다. "괜찮았어." 연희는 계속 걱정했다. "무슨 이상한 버릇없어?" 소희는 귓가가 뜨거워지기 시작하며 희미한 기억 속에서 찾아보았다. "없을걸." 연희는 안심하고 손으로 사물함을 열어 무언가를 꺼내 소희에게 던졌다. "지금 임신하고 싶지 않으면 이거 먹어. 매번 한 알씩. 이 약은 안전해서 몸에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100% 안전을 위해 다음에는 콘돔을 쓰라고 해." 소희는 약 박스를 한 번 보더니 약 한 알을 꺼내어 바로 입에 넣었다. 4살 때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그녀는 바로 복지원에 들어갔다. 여자의 생리, 감정, 그리고 성적인 문제에 관해서는 거의 연희가 그녀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들은 서로의 절친이자 서로의 선생님 그리고 가족이었다. …… 어정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위층으로 올라갔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자 방안은 소희가 떠날 때 그대로였다. 요 며칠 구택은 오지 않았다. 날이 어두워지자 두 사람은 짐을 내려놓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밥을 먹었다. 맞은편에 괜찮은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두 사람은 창가에 자리를 찾아 앉았다. 연희가 물었다. "만약 구택이 자주 오지 않는다면 너 혼자 거기서 지낸다는 거잖아. 그럼 너 밥은 먹을 수 있겠어? 도우미 아줌마라도 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소희는 스테이크를 천천히 썰며 눈도 들지 않았다. "돈 없는 학생이 가정 교사 알바를 해서 월세 냈다 쳐도 도우미를 청하면 의심 사잖아." 연희는 웃으며 물었다. "그럼 언제까지 속이려고?" 소희는 처음부터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가 한 말은 그녀로 하여금 그의 앞에서 신분을 밝힐 수 없게 했다. 후에 발생한 일들은 확실히 그녀의 예상을 벗어났다. "언제 들키면." 소희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녀는 계속 말했다. "임구택은 이곳에 별로 오지 않지만 방은 그래도 깨끗한 거 보면 가사도우미가 따로 있을 거야. 밥은 내가 하면 되는 거고." 연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가 밥을 한다고? 하긴, 어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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