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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4화

방은 반쯤 열려 있는 구조였다. 바깥쪽 복도는 다른 휴게실들과도 이어져 있어 사람들이 계속 오가고 있었고, 누가 조금만 다가와도 두 사람을 바로 들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늘은 여진구네 집에서 초대한 손님들이 하나같이 재력과 지위를 갖춘 이들이었고, 대부분이 임유진과 구은정을 알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발각되기라도 하면 그 파장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순간, 유진의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유진이 봤어?” 진구의 목소리가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들려오자, 연하가 곧바로 대답했다. “유진이 화장실 갔으니까 내가 찾을게요. 선배는 선배 볼일 봐요!” 이에 진구가 말했다. “그래, 뭐 있으면 전화해!” 유진은 긴 속눈썹을 살짝 떨며, 꼭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리고 바로 그 앞에 있던 은정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 순간, 마치 깊은 심연에 빠져드는 기분이었고, 빠져나오려 해도 이미 늦었다. 언제 누가 다가왔고, 언제 다시 자리를 떴는지도 유진은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숨이 가빠질 정도로 몰아쉬고 있던 그때, 은정은 유진의 입술에서 천천히 떨어지며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로, 나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 유진은 얼굴까지 붉게 달아올라, 눈에는 부끄러움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이 스쳤다. 순간적으로 은정을 밀쳐내고는 서랍장에서 훌쩍 뛰어내려 도망치듯 문 쪽으로 달려갔다. “구은정 씨, 다시는 당신 보고 싶지도 않아!” 말은 강하게 했지만, 그 목소리는 오히려 부드럽고 달콤하게 들려, 마치 애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이에 은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태연하게 말했다. “도망쳐봐야 어디로 가겠어?” 은정이 그렇게 느긋하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유진은 심장이 요동쳤고, 생각도 흐려졌다. 유진은 두 걸음 물러나더니 곧장 몸을 돌려 허겁지겁 달아났다. 또 도망치자, 은정은 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확신했다. 유진은 분명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아까 그 상황에서 그녀가 단 한마디만 외쳤더라면, 누군가는 달려왔을 것이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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