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06화
컵 안에는 짙은 갈색의 한약이 담겨 있었고, 향이 진하게 퍼졌다.
연하는 소파 위에서 다리를 접고 앉아, 약을 작은 모금씩 천천히 마셨다.
진구는 옆에서 얇은 담요를 가져와 연하의 다리 위에 덮어주며 말했다.
“아까 약 달이는 동안 검색해 봤는데, 여자들은 생리 중에 몸이 차가워지면 안 되고, 술 마시는 건 더더욱 안 된대. 너, 진짜 목숨 걸었구나?”
연하는 창백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
약을 마신 덕분인지 한결 나아졌고, 정신도 조금 돌아온 연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선배, 의외로 따뜻한 남자였네요? 사실 유진이가 선배랑 사귀었어도 꽤 행복했을 것 같아.”
진구는 코웃음을 쳤다.
“이제야 알아봤어? 지금이라도 후회돼서 도와주고 싶은 거 아냐?”
연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내가 유진이랑 아무리 친해도 대신 선택해 줄 순 없어요.”
“알아.”
진구는 소파에 앉으며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서, 나 이번에 유진이한테 고백할 생각이야.”
그 말에 연하는 조금 놀랐다.
“결심했어?”
사실 진구는 그동안 줄곧 망설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유진이가 서인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입도 못 뗐고, 나중에 서인을 잊은 후에는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유진이가 자신을 다시 좋아해 주길 바랐다.
요즘 유진이와 구은정이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유진이는 다시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고백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
연하는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약을 한 모금 더 마시고 물었다.
“결과는 생각해 봤어요?”
진구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 유진이가 받아준다면야 좋겠지만, 거절당한다면 아마 친구 사이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특히나 유진이가 지금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자신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 부담스러워서 사표라도 내는 건 아닐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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