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61화
임유진은 재빨리 기지를 발휘했다.
“어제 삼촌 집에서 말이에요, 여사님이 나한테 남자친구 소개시켜 준다고 했거든요.”
구은정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 말 믿지 마.”
“당연히 안 믿죠. 정말 괜찮은 남자 있으면 구은서 이모 먼저 소개시켜 줬겠지, 나한테까지 올 리가 없잖아요.”
유진은 콧소리를 섞어 대꾸하자, 은정은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그래도 멍청하진 않네.”
유진은 피식 웃더니 금세 웃음꽃을 피웠다.
“삼촌 지금 말투, 임유민이랑 완전 똑같은 거 알아요?”
은정은 비웃듯 말했다.
“그걸 웃고 있냐. 유민이조차 너를 무시하잖아.”
유진은 웃음을 거두며 작게 이를 갈았다.
“그건 대지약우예요. 일부러 그런 거라고요.”
은정은 태연하게 맞장구쳤다.
“사자성어 두 글자라도 제대로 쓴 건 인정.”
유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그럼 내가 지능이 높다는 건 인정하는 거네요?”
은정은 진중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지금 걱정되는 게 하나 있어.”
“뭔데?”
유진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나중에 아이가 너 닮아서 지능이 낮으면 어쩌나, 그게 걱정돼.”
유진은 순간 숨이 멎었다.
“뭐라고요?”
은정은 시선을 내리고 칼로 야채를 썰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남자친구 생각한다고 하지 않았어? 남자친구 만나면 결국 결혼하고, 애도 낳고, 그 생각까지 하게 되니까.”
유진은 은정의 말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나도 나만큼 똑똑한 사람을 만나야겠네.”
그 말에 은정은 칼질하던 손을 잠깐 멈췄고,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에 유진이 물었다.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아니.”
은정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좀 어려울 것 같아서.”
그날 저녁, 은정은 반찬 네 가지에 국을 준비했고, 유진은 조용히 옆에서 지켜보며 감탄했다.
“삼촌, 혹시 예전에 요리 배운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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