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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7화

서선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요즘 회장님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바깥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으세요. 하지만 오늘 컨디션이 좀 나아지시면, 한 번 부탁드려볼게요.” 고규선은 감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사님, 정말 감사해요! 제 아들이 풀려날 수만 있다면, 제가 무릎이라도 꿇겠어요!” “그렇게까지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어요.” 서선영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린 이렇게 오래 알고 지냈잖아요.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는 게 당연하죠.” “고마워요!” 고규선은 거듭 감사를 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날이 어두워지자, 고규선은 더 오래 머물지 않고 곧장 자리를 떠났다. 위층 구은정은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임유진이 정리해 준 필기 노트를 보고 있었다. 그는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었지만, 넉넉한 옷 사이로도 완벽한 체형이 드러났다. 애옹이는 은정의 다리 위에 둥글게 몸을 말고 있었다. 작고 포근한 생명체가 은정의 차가운 분위기를 약간은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듯했다. 갓 인쇄된 책에서 나는 잉크 향이 방 안을 은은하게 감쌌고, 은정은 그 향기에 둘러싸여 점점 마음을 가라앉혔다. 노트 속 필체는 단정하고 정갈했다. 한 획, 한 획 정성 들여 쓴 것이 보였고, 어릴 때부터 엄격하게 훈련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은정은 낮에 책상에 앉아 집중해서 필기하던 유진의 모습을 떠올렸다. 심지어 유진의 짙고 긴 속눈썹이 피부 위로 드리운 연한 그림자까지도 선명하게 기억났다. ‘사랑이란 이런 느낌이구나.’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유진의 작은 움직임조차도 신경 쓰이고, 만나지 못하면 그리워지고, 만나면 더 보고 싶고. 문득 은정은 예전에 유진이 매일 아침과 밤마다 인사를 건네던 일이 떠올랐다. 유진은 단지 은정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자신도 같은 이유로 핑곗거리를 만들어 유진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그저 짧게라도 유진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야옹!” 애옹이가 은정의 가슴에 앞발을 올리고, 투명한 크리스탈처럼 맑은 갈색 눈으로 그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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