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54화
곧 빠르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며 임유진은 이제야 상황을 깨달았다. 유진의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화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 오는 날에 저렇게 빨리 달리다니, 목숨이라도 버리겠다는 건가?”
유진이 말을 할 때, 부드러운 숨결이 구은정의 목덜미를 스쳤다.
은정은 휠체어 팔걸이를 잡은 채 팔에 힘을 주었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은정은 유진의 눈을 바라보며 옅게 미소를 지었다.
“너무 신경 쓰지 마. 자기 목숨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인데, 네가 대신 화낼 필요 없어.”
이에 유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맑고 또렷한 눈동자로 말했다.
“그 말도 맞네요!”
은정은 여전히 몸을 굽힌 채 휠체어 팔걸이에 손을 올린 상태였다. 그의 깊은 눈동자가 어둡게 빛나며 조용히 말했다.
“오늘 안 올 줄 알았어.”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유진은 다소 불편함을 느끼며 몸을 휠체어 등받이에 바짝 붙였다. 그러면서도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처음엔 정말 잊고 있었어요. 다행히 나중에 생각났지만요!”
유진이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려 한다는 걸 알아챈 은정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는 한 손으로 우산을 받치고, 다른 손으로 유진의 휠체어를 밀며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서점 안에 자리 잡고 앉은 후, 유진은 주위를 둘러보며 웃었다.
“오늘 정말 조용하네요!”
이에 은정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 적으니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은정이 싫어하는 비 오는 날도 오늘은 그다지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유진은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주문한 후, 은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언제 왔어요?”
그러자 은정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답했다.
“점심 먹고 나서.”
유진은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럼 오래 기다린 건 아니네요! 좋아요, 그러면 우리 이렇게 해요. 앞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이곳에서 만나기로 해요. 만약 내가 못 오게 되면 미리 전화할게요.”
그 말에 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유진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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