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15화
유진은 고개를 돌려 동생을 바라보았다.
“네 생각엔 그 사람이 정말 날 좋아하지 않는 걸까?”
유민은 유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
“누나, 그 사람이 누날 좋아하는지 안 하는지, 세상 누구보다도 누나가 가장 잘 알지 않아?”
유진의 눈빛이 다시 흔들렸다.
‘날 좋아하는 걸까?’
유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살짝 고개를 기울여 턱으로 자기 어깨를 가리켰다.
“어깨 빌려줄게. 기대.”
유진은 조심스럽게 동생의 어깨에 기댔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
유민의 어깨는 생각보다 단단하고 넓었다. 이에 유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임유민, 너 정말 다 컸구나.”
유민은 코웃음을 쳤다.
“누나만 계속 안 크는 거지.”
예전에는 누나가 늘 동생을 데리고 다니며 놀아주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동생이 누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유진은 눈을 감았다.
“어른이 된다는 게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아. 나중에 네가 연애하게 되면, 꼭 널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나.”
유민은 유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누나가 만난 남자가 너무 적어서 그래. 세상에는 괜찮은 남자들 많아. 주말에 좀 나가서 놀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 봐.”
“잘생기고 젊고 능력 있는 남자들이 줄 서 있을걸? 누나만 원하면 언제든 결혼할 수 있어!”
유진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눈물이 속눈썹 끝에서 맺혀 떨어질 듯 흔들렸다.
“오, 너 제법인데?”
유민은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연애도 수학 문제랑 똑같아.
문제를 많이 풀어 보면 익숙해지고,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법이지.”
유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사장님은 어려운 문제야?”
이에 유민은 단호하게 말했다.
“사장님은 올림피아드 수학 경시대회 최종 문제 같은 존재지.”
유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속눈썹 끝에 맺혔던 눈물이 결국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입술 위로 스며든 눈물은 짜고 씁쓸했다.
다음 날
유민이 계단을 내려가려다가, 문 앞에서 나갈 채비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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