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36화
우강남은 곧바로 말했다.
“알겠어요. 모르는 척할게요.”
심지어 청아가 약혼하고 결혼하는 날에도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는 오빠로서 무능했고, 동생에게 해준 것도 없었다. 그런데 무슨 얼굴로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겠는가?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강남은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섰고, 그때 우임승과 함께 굳어버렸다.
소파에 앉아 있던 허홍연이 두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보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여보, 건강은 좀 괜찮아?”
우임승은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
“그게...”
허홍연은 말끝을 흐리며 머뭇거렸다. 사실 그녀는 어제 강남이 전화하는 소리를 들었다. 혹시라도 정말 청아에게 돈을 주려고 할까 봐 오늘 아침, 강남이 집을 나서자마자 몰래 택시를 타고 따라왔다.
그런데 따라오고 보니, 강남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요양원이었다. 처음엔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요양원 안으로 들어올수록 점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허홍현은 남편과 청아가 빚더미에 허덕이며 힘겹게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우임승이 머무는 곳은 예상과는 달리, 꽤 고급스러운 요양원이었다.
강남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엄마, 나 몰래 따라온 거예요?”
허홍연은 다소 당황한 듯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했다.
“그게 아니라 그냥 너 따라와서 네 아빠도 좀 보려고 했지.”
강남은 순간적으로 어제 전화를 걸 때 문밖에서 느꼈던 인기척을 떠올렸다. 그리고 모든 상황이 한순간에 정리되었다.
허홍연이 자신을 따라온 이유도, 이곳에 온 이유도 명확했다. 그랬기에 강남은 안타까움과 실망이 뒤섞인 감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엄마가 이렇게까지 우청아를 대하는 게 너무 속상했다. 하지만 정작 허홍연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결국 자신 때문이라는 사실이 더욱 괴로웠다
분노하고 싶어도, 따지고 싶어도,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허홍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물을 따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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