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2화
강시언은 여전히 평소처럼 담담한 표정이었다. 큰 감정의 동요는 없었다. 그는 고개를 힘 있게 끄덕이며 말했다.
“잘 생각했다면 됐어. 네가 무엇을 하든, 나는 항상 너를 지지할 거야.”
“고마워요.”
아심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눈앞이 흐릿해졌다. 마치 눈물이 고인 듯했고, 목소리도 약간 잠겼다.
그때 누군가가 아심의 이름을 불렀고, 그녀는 소리에 응하며 파티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두 발짝쯤 걸어가던 아심은 갑자기 돌아서서 물었다.
“아까 저한테 무슨 말 하려고 했어요?”
시언은 그녀를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천천히 말했다.
“별거 아니야. 네가 말했잖아. 이제 너는 더 이상 넘버세븐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앞으로 네 마음대로 살아. 나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아도 돼.”
아심의 목구멍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오히려 텅 빈 것 같았다.
“당신이 저를 위해 해준 일들은, 평생 잊지 않을게요.”
시언은 등을 돌렸고, 키 큰 그의 뒷모습은 나무 그늘에 가려져 더 고독해 보였다.
‘이미 멀리 떠나기로 했다면, 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려. 무거운 짐 없이 네가 더 멀리 날아오를 수 있기를.’
아심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층 빌딩들 사이로 보이는 작은 네모난 하늘. 하지만 그 하늘 너머에는 더 넓고 광활한 세상이 있겠지.
아심은 마음속 결심을 다지며 파티장으로 돌아가자, 마침 도도희가 아심을 찾으러 나왔다. 아심을 발견하자 도도희는 미소를 띠며 물었다.
“누구랑 얘기하고 있었어? 시언이?”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금 우리 Y국에 간다고 말했어요.”
도도희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곧 떠날 거라면, 얘기해야 했지.”
잠시 망설이던 도도희가 물었다.
“시언인 뭐라고 했어?”
아심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도도희는 미세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곧 미소를 되찾고 아심의 손을 잡아 파티장으로 이끌었다.
“할아버지가 네게 몇 마디 하라고 하셔.”
아심은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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