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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설아가 말했다. "우리 집안은 비록 임가네보다 혁혁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름 없는 가문도 아니잖아요. 청첩장 하나일 뿐, 당당하게 보내면 되죠. 만약 무슨 이유를 찾아서 보내면 오히려 우리가 속 좁아 보이잖아요." 연경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사상이 비교적 보수적이니 너보다 대범하고 분명하지 못해." 설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연경은 가볍게 웃었다. "비록 네 할머니의 생신이지만, 나는 그래도 네가 임구택을 초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가 오면 네가 임 씨에서의 지위를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게 아니겠니." 설아는 갑자기 오늘 오후 대표님 사무실에서 본 그 장면을 떠올리며 가슴이 떨리더니 약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한참 지나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말이 맞아요. 할머니께서 생신을 쇠는 거니까 오는 사람들도 전부 부인들이잖아요. 대표님이 오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거 같아요. 게다가 내가 대표님 곁에 그렇게 오래 있으면서 대표님은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뭐야!" 연경은 약간 실망했지만 또 인차 웃으며 말했다. "하긴, 임가네 사람만 오면 되니깐. 임가네 노부인이 오면 더 좋지 뭐!" "네!" 설아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한 달 전에 너한테 옷과 주얼리를 주문했는데, 그날 임가네 노부인이 오니까 너는 더욱 대범하게 입어야 해. 제일 좋기는 노부인이 단번에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연경은 자신의 딸을 보면서 무척 자랑스러웠다. 설아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일부러 비웃었다. "엄마, 엄마야말로 좀 대범해 줄래요? 다른 사람은 어떤 여자를 본 적이 없겠어요? 기어코 나보고 다른 사람 앞에 가서 표현하라고 하는데, 날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은 거예요?" 연경은 괴로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네. 내가 왜 이런다니? 네가 엄마 일깨워 줘서 다행이야!" 설아는 담담하게 웃었다. "내 일은 걱정하지 마요. 별일 없으면 방으로 돌아갈게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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