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6화
두 사람이 집을 나설 때는 이미 거의 점심시간이었다. 길을 지나던 중, 아심은 꽃집을 발견하고 시언에게 차를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녀는 차에서 내려 도도희에게 줄 꽃다발을 샀다.
차로 돌아온 아심은 시언에게 물었다.
“외할아버지는 어떤 걸 좋아하세요? 뭐 하나 선물 드리고 싶은데요.”
시언은 태연히 대답했다.
“이번에는 괜찮아. 다음에 하면 돼.”
아심은 그의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차 안은 꽃향기로 가득 찼고, 그 은은한 향기가 그녀의 마음을 더 차분하게 만들었다.
집으로 간다는 사실에 이제는 약간의 기대가 생겼다. 적어도 처음 방문했을 때처럼 알 수 없는 불안한 마음은 아니었다.
도씨 저택.
도경수는 아침부터 마음이 초조해진 듯 거실을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었다. 그는 계속 마당 쪽을 내다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를 본 강재석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많이 왔다 갔다 하지 마. 그러다 어지러워 쓰러지겠어. 앉아서 좀 쉬어. 도도희가 그러지 않았나? 아심이가 조금 있다가 점심 먹으러 온다고.”
도경수는 마지못해 의자에 앉았지만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었다.
“네 생각엔 아심이가 정말 오긴 할까?”
강재석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 말을 그제부터 벌써 몇 번이나 물었는지 알아? 이제는 귀에 못이 박히겠어. 아심이는 바빠. 걔에게도 시간을 좀 줘.”
도경수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그래도 내게 서운한 마음을 품고 있지는 않을까 싶어.”
강재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무슨 일로?”
“내가 예전에 오해했던 일, 그리고 네 앞에서 아심에 대해 별로 좋은 말을 하지 않았던 것들 말이야.”
그러나 강재석은 단호히 말했다.
“아심이는 속이 좁은 사람이 아니니까, 괜한 걱정 하지 마.”
도경수는 여전히 안절부절못하며 말했다.
“그래도 아직 우리랑 조금 거리감이 있는 것 같아.”
강재석은 그를 달래며 말했다.
“아심이는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이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가까워질 거고. 아심은 착한 아이라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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