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7화
[그럼 내가 방해하지 않을게. 일이 끝나면 꼭 집에 오렴.]
도경수가 따뜻한 목소리로 당부하자 아심은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뒤, 아심은 도경수의 번호를 저장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다시 일에 몰두했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 도경수가 했던 한 글자가 맴돌았다.
집, 아심에게도 이제 집이 생겼다.
잠시 후, 도씨 집안에서 보낸 점심이 도착했다. 5단으로 된 보온 도시락에는 네 가지 반찬과 한 가지 국이 담겨 있었다.
모두 어제 아심이 식사 중에 유독 많이 먹었던 요리들이었다. 도경수는 아심의 입맛을 기억한 것이다. 아심은 마음속 깊이 따뜻함이 밀려들었고, 가족이라는 존재가 점점 더 가깝게 느껴졌다.
오후에는 도도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녀는 저녁에 비가 올 테니 우산을 준비하고, 약속이 끝나면 가능한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아심은 휴대전화를 쥐고 갑자기 약간의 미안함을 느꼈다.
...
하루는 빠르게 지나갔다. 저녁 8시쯤, 아심은 자주 가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은 뒤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거실의 스탠드 조명이 켜져 있었고, 강시언이 소파에 앉아 책을 들고 느긋하게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이에 아심은 그에게 다가가 약간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남의 집에 들어오실 때는 원래 이렇게 허락도 안 구하시나요?”
“남의 집?”
시언이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차갑게 내리는 비가 어우러진 밤,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맑은 옥처럼 울렸다. 아심은 시언의 맞은편 테이블 위에 앉았다.
따뜻한 조명 아래, 아심의 아름다운 이목구비에는 약간의 나른함과 여유가 섞여 있었다.
“저는 이제 당신의 넘버 세븐이 아니예요.”
시언은 손을 들어 아심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살짝 당기며 자기 무릎 위로 올렸다. 그러고는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내 넘버 세븐이 아니더라도, 넌 내 재희야.”
이에 아심은 매혹적인 눈빛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왜 재희가 당신의 것이죠?”
시언은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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