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1화
시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도도희는 아심을 의미심장하게 흘낏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뒤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아심은 도도희가 시언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주려 한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
꽃이 가득한 정원에는 어느새 둘만 남아 있었다.
도도희가 좋아하는 꽃은 자스민이었다. 도경수의 정원에는 자스민이 가득 심어져 있었다. 오월의 따뜻한 날씨 덕에 이미 꽃망울이 터졌고, 얼음 조각처럼 하얀 꽃잎들이 싱그러운 초록 잎 사이에 피어 있었다.
작고 귀여운 꽃들이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와 함께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고요한 정원에서 시언은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아심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그녀의 눈가를 살짝 닦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울었어?”
아심은 그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도도희 이모가 제게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엄마라고 불러야지.”
시언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부터는 엄마라고 불러야 해.”
아심은 붉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녀의 매혹적인 눈동자에는 어색함이 서려 있었다.
시언은 부드럽게 말했다.
“첫마디는 어렵겠지만, 한 번 입을 떼면 그 다음부터는 쉬워질 거야.”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아심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언은 아심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천천히 그녀를 품에 안았다.
“가족을 찾은 기분이 어때?”
시언의 넓은 어깨에 기대자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리고 아심은 조용히 말했다.
“좋아요.”
“나도 기뻐.”
시언의 거친 손끝이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쓸었다.
“네가 도도희 이모의 딸이라는 사실이 정말 기쁘거든.”
아심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은 왜 기쁜 거죠?”
시언의 눈빛에는 노을이 어스름이 비쳤고, 그의 표정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네가 드디어 가족을 찾았으니까. 그리고 나도 약속을 지켰으니까.”
그 말에 아심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맞았다. 아심은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고, 가족이 생겼다. 아심은 시언의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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