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화
“내가 큰아씨를 따라 입궐한 건 정승님의 명이라, 만약 내 몸에 흉이라도 남는다면 폐하의 총애를 잃을 것이고, 너나 나나 정승님의 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야.”
정승님을 들먹이는 것이 효과가 있자 강희진은 연이어 쐐기를 박았다.
결국 동월은 분한 숨을 들이쉬며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희진은 틈을 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아씨께서 돌아오시면 쇤네가 꼭 이 일을 고할 테다! 모두 아씨를 위해 일하는 처지에 감히 내 위에 올라타려 하다니!”
이 말을 내뱉고, 동월은 분을 참지 못하고 침전을 뛰쳐나갔다.
강희진은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있었다.
팔과 허리 곳곳에 상처가 나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한참 후, 그녀는 비틀거리며 침전으로 돌아갔다.
이 시각 난심각.
소의 이씨는 몸이 상해 침상에 엎드려 쉬고 있었고, 곁에서는 궁녀가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주고 있었다.
“살살!”
이원혜는 아픔에 이를 악물었고,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스무 대의 곤장을 맞으니, 목숨이 거의 끊어질 지경이었다.
“이 약을 바르거라.”
사람이 도착하기도 전에, 숙빈의 목소리가 먼저 방 안으로 들려왔다.
곧이어, 숙빈은 문을 열고 들어와 손에 든 약병을 약을 바르던 궁녀에게 건넸다.
“숙빈 마마?”
이원혜는 놀라, 황급히 아픔을 참고 몸을 일으켰다.
이때 숙빈이 자신의 침궁에 무슨 일로 온 것일까.
속으로 이를 헤아리고 있다 보니 정신을 차렸을 때 숙빈은 이미 그녀의 앞에 와 있었다.
“소첩 마마를 뵙겠사옵니다...”
“됐다,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이니라.”
숙빈이 이원혜의 말을 끊었다.
그러고는 궁녀에게 물러가 있으라 명하였다.
“이 약은 본궁의 오라버니께서 변방에서 적과 싸울 때 토족 족장이 준 것으로, 매우 귀하고 부기를 가라앉히고 어혈을 푸는 효능이 있으니 안심하고 쓰도록 하라.” 숙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원혜에게 설명했다.
이원혜는 숙빈을 빤히 쳐다보았지만 그래도 아무런 낌새도 알아챌 수 없었다.
“숙빈 마마의 염려에 감사드리옵니다만, 이 약은 너무 귀하여...”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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