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순간 강원주는 마치 불에 심하게 덴 듯 바닥에 쓰러져 뒹굴며 고통을 호소했다.
몇몇 불꽃은 이내 꺼졌지만 일부는 그녀의 팔에까지 옮겨붙었다.
강원주는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서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자갈 조각이 튀며 상처가 더해졌다.
그 광경을 본 강희진은 소리 없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고는 속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얼른 표정을 가다듬고 선우진에게 두 걸음 다가섰다.
“폐하, 이미 사람들이 불을 끄고 있으니 부디 물러나 계시옵소서. 다치실까 염려되옵니다.”
선우진은 그녀가 저 궁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여겼고 저도 모르게 그녀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
“굳이 이런 수를 쓸 것이 있느냐. 싫다면 저 아이를 다른 처소로 보내거라. 명광궁의 주인은 네가 아니더냐. 그 아이들도 다 네 말을 따를 터이고.”
강희진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폐하께서는 지난번에 소첩의 말을 믿지 않으셨습니다. 도를 넘었다 꾸짖으시며 금족령까지 내리셨지요.”
선우진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잠시 침묵하던 그가 이내 물었다.
“지금 짐을 책망하는 것이냐?”
강희진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궁인들이 분주히 돌아치는 와중 그녀는 선우진의 허리끈을 살며시 잡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소첩이 어찌 감히 폐하를 책망하겠사옵니까. 허나 방금 전 폐하께서 소첩을 구해주셨는데도, 소첩은 감사드릴 겨를도 없이 나무람을 들었습니다... 지난번에도...”
더 말하려다 그녀는 입을 닫았다.
선우진은 말없이 그녀의 팔목을 따라 위로 손을 뻗었다. 얼굴에선 아무런 표정도 읽히지 않았다. 그의 손바닥이 다소 차가워 강희진은 움찔하고 몸을 살짝 떨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눈을 들어 속삭였다.
“폐하, 손이 너무 찹니다. 안으로 드시는 것이 어떠하십니까?”
선우진은 모호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고는 곧장 대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뒤편에선 겨우 목숨을 건진 강원주가 두 사람이 다정히 안은 뒷모습을 보며 상처가 더욱 쓰라린 듯 이를 악물었다.
“마마...”
춘희는 그녀의 싸늘하게 굳은 얼굴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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