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화비 얼굴이...”
숙빈은 강원주의 얼굴에 남은 얼룩덜룩한 흔적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강원주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얼른 얼굴을 감싸며 날카롭게 외쳤다.
“양기연! 도가 지나치구나!”
양기연은 숙빈의 어릴 적 이름이었다. 오랜 세월 아무도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지만 그녀는 화내기는커녕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런데 어쩌다 이리도 흉해지셨습니까? 예전 그 곱던 얼굴이 말이지요.”
말은 그랬지만 숙빈의 눈엔 의심이 번졌다. 강원주의 얼굴에 덧씌워진 것 같은 쭈글쭈글한 새살. 사흘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얼굴이 사흘 사이에 흉터가 생기고 새살이 돋아났다니, 아무리 봐도 석연찮았다.
흉하다는 말은 마치 강원주의 급소를 찌르기라도 한 듯 그녀가 벌컥 뛰며 소리쳤다.
“허, 감히 나를 흉하다고? 그럼 너와 내가 며칠 전...”
“마마!”
그때 강희진이 찻잔을 들고 나타나 말을 끊었다. 조용히 숙빈을 향해 고개를 들더니, 일부러 놀란 듯 말했다.
“화비마마, 정말 그 화장을 다 해내셨습니까? 이렇게나 정교하게 말입니다.”
“...”
막 욕지거리를 퍼부으려던 강원주는 숙빈의 미묘한 눈빛을 알아차리고는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하고자 한 바는 반드시 이뤄내는 것이 내가 아니더냐. 그깟 분장 하나쯤이야.”
“마마께서는 손재주까지 좋으십니다.”
강희진은 찻잔을 내밀며 고개를 숙였다.
“숙빈마마, 차 한 잔 드시지요.”
숙빈은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화비마마께서 금족령이 내려지신 뒤로 나날이 지루하셨는지, 이런저런 특이한 걸 연구하시곤 하십니다. 그 탓에 얼굴에 저리도 이상한 화장을 하신 건데... 혹여 숙빈마마께선 놀라신 건 아니시겠지요?”
“놀랄 건 없다. 다만 정말 화장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서 말이지.”
“그렇지 않으면 무엇이겠습니까?”
강희진은 눈을 치켜뜨며 조용히 반문했다.
“숙빈마마, 지난번에는 허락도 없이 화비마마의 침전을 들이닥치시더니, 이번엔 또 함부로 면사까지 벗기셨습니다. 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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