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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하도훈은 눈살을 찌푸린 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알았지?" 그를 믿고 있는 진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하도훈도 아찔했던 조금 전이 두려워 손을 진이나의 머리에 한참을 올려놓았다. 그러던 하도훈이 진기천을 향해 말했다. “가희가 뒤에 있어요.” 그제야 진기천은 정신을 차리고 곧 가희에게 다가갔다. 가희가 침대에 누워 그들을 보고 있을 때, 진기천는 그제야 가희의 존재를 떠올리고 그녀에게로 향했다. 당연히 그녀를 걱정했지만 진이나에게 보였던 걱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을 눈여겨보던 하도훈의 두 눈이 서늘해졌다. 진이나는 고개를 들어 물었다. “도훈아, 가희가 나한테 수혈해 준 거야?” 하도훈은 최대한 그쪽의 움직임을 살피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래, 정말 어쩔 수 없었어. 네 혈액형은 특수해서 알맞은 혈액형을 찾을 수 없었어.” 진이나는 조금 피곤해서 눈을 감았다. “가희 고생했겠네.” 하도훈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잠깐 눈붙이고 있어.” 진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이나의 침대가 옮겨지고 가희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었다. 고희숙과 진기천의 관심에 대해서도 조용히 대답할 뿐 별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처진 속눈썹 아래로 실망과 슬픈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하도훈은 그곳에 선 채 줄곧 그녀를 향해 다가가지 않고 멀리서 그녀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녀의 속눈썹 아래로 보이는 실망을 그는 자연스럽게 알아챘다. 진기천 그들의 마음은 사실 가희 쪽에 있지 않고 모두 진이나에게로 날아갔다. 진이나는 방금 응급실을 나와서 아직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도훈을 바라보았다. 도훈은 이들 곁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진이나는 병실에 먼저 들어갔어요. 아마 위험에서 벗어났을 거고 당분간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그러자 고희숙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 먼저 이나 보러 갈게.” 하도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기천이 대답했다. “가희는 어차피 괜찮으니까 일단 진이나한테 가자.”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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