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가희가 학교에 돌아오자 밖에는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희는 창가에 앉아 이 비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마음도 이 비처럼 답답해지는것 같았다.
무엇 때문인지 가희는 하도훈이 사준 옷들을 진씨 가문에 가져가지 않고 학교 기숙사에 두었다.
그 세탁된 속옷은 기숙사의 베란다에 걸려 있었고 순백의 색깔은 바람속에서 촉촉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병원에서 돌아가는 길, 하도훈의 마음도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다 그냥 길가의 나무 밑에 차를 세워버렸다.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탓에 차창은 모두 닫아 두었고, 하도훈은 꽉 막힌 차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 차 안을 가득 채운 연기 속으로 보이는 그의 얼굴에는 아무 표정도 없었다.
하도훈의 머릿속에 영문 없이 어젯밤의 장면이 떠올랐다.
쏟아지는 비 속에서 하도훈은 점점 더 거칠게 담배를 피웠고, 재떨이에 담배를 문질러 놓고서야 끝이 났다.
하도훈은 마치 이 비에 갇힌 사람 같았다.
가희는 창가에 앉아 오랜 생각 끝에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 한통을 보냈다. [고마워.]
메시지를 보낸 가희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었고, 입술을 오므린 채 정적에 빠졌다.
그 비는 한밤중까지 내렸고 다음 날 아침에야 조금씩 그치기 시작했다.
아침에 하도훈은 가희에게 세 글자의 회답을 보냈다. [괜찮아.]
가희는 잠시 생각하다 답장을 보냈다. [도훈오빠, 나 오빠한테 밥 한번 사도 될까?우지성 일 고마워서.]
이 메시지를 보낸 후 가희는 사실 조금 불안했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서야 도훈에게서 답장이 왔다. [저녁에 먹자. 데리러 갈게.]
가희의 마음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듯 했다. 지금은 정상에 도달했고 다음 한 순간에 곧 급하강 할것 같았다.
가희는 재빨리 답장을 보냈다. [좋아.]
저녁에 하도훈은 새 차를 운전하여 여섯 시 정각에 가희의 학교 문 앞에 도착했다. 바뀐 차는 가희가 처음 보는 모르는 브랜드의 차였다.
가희는 차에 오른 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떤 음식 좋아해?"
가희는 차에 타자마자 차 안에서 희미한 담배 냄새를 맡고는 코를 찡긋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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