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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장

고희숙의 표정은 어색해졌다, 그녀도 당연히 하도훈이 방금 전,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응, 그래. 이럴 필요 없어, 내가 손님도 아니고." "지켜야 할 예의는 지켜야죠." 하도훈이 담담하게 대답하자 고희숙이 웃었다. "그래." 그리곤 다시 진가희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나는 먼저 내려갈게." 그곳에 선 진가희도 최대한 담담한 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모." 고희숙이 방에서 나갔지만 진가희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문 앞으로 다가간 고희숙은 문 앞에 서있던 하도훈에게 말했다. "도훈아, 내려가자." "네, 먼저 가세요." 그 말을 들은 고희숙의 안색이 조금 굳더니 하도훈에게서 시선을 떼고 복도로 나갔다. 하도훈은 여전히 방문 앞에 서서 안에 있던 진가희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다 방을 나갔다. 진가희는 온몸에 힘이 풀린 사람처럼 하도훈이 떠난 뒤, 무력하게 침대 위로 앉았다. 고희숙이 언제 간 건지 진가희는 알지 못했지만 그녀가 내려갔을 때, 그녀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하도훈만이 식탁을 지키고 앉아있었다. 하도훈 앞으로 다가간 진가희는 어색한 표정으로 그에게 인사를 한 뒤,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진가희는 보기에는 아무 일 없는 것 같았지만 하도훈은 빨개진 그녀의 두 눈을 발견했다. 진가희가 식어버린 음식을 먹으려 하자 하도훈이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음식 다시 데워." 하도훈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주머니가 음식을 다시 가져가 데웠다. 진가희는 다시 차려진 밥상 앞에 앉아 묵묵히 밥만 먹었다. 그때, 또 누군가 팰리스로 왔다. 하 씨 저택의 아주머니가 물건을 들고 진가희를 찾아왔던 것이다. "작은 사모님, 어르신께서 액세서리 보내셨어요, 연회 때 이거 하고 오셔도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저 대신 할머니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진가희가 조금 메인 목소리로 말했다. "방으로 가지고 가." 하도훈이 하 씨 저택의 아주머니에게 말하자 아주머니가 위층으로 올라갔다. 아주머니가 떠난 뒤, 하도훈도 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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