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장
가희가 나가자 병실에는 진이나와 하도훈만 남았다. 물론 고희숙도 있었지만 오늘따라 투명 인간 같았다.
진이나가 하도훈을 보며 말했다. "도훈아, 방금 가희가 급히 떠났는데 설마 운현이 만나러 간 거 아니야?"
진이나의 말을 들은 하도훈이 물었다. "그래?"
진이나도 확신할 수 없었지만, 말투에는 약간의 걱정이 섞여 있었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만약 가희랑 운현이 사이에 뭐라도 있으면, 그럼…"
하도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네가 좀 단속해. 가희는 네 동생이잖아. 네가 한번 잘 얘기해 봐."
...
허운현이 아직도 병원에 있을 줄은 생각 못 한 진가희가 가까이 다가가서 물었다. "운현 오빠, 아직도 안 갔어요?"
순간 진가희는 허운현의 손에 금방 불붙인 담배를 발견했다. 뜻밖에도 허운현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손에 든 담배를 뚫어지게 보는 것을 가희의 눈빛을 알아챈 허운현이 담배꽁초를 끄고 진가희를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미안해, 안 좋은 모습을 들켰네."
진가희가 바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하지만 고개를 들어 보니 앞에 서 있는 허운현의 안색이 안 좋아 보였다. 심지어 조금 슬퍼 보이기도 했다. "운현 오빠, 혹시 기분 안 좋은 일 있어요?"
허운현은 부인하지 않고 다소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응, 조금. 병원에 오니 갑자기 기분 안 좋은 일이 생각 났어."
허운현의 눈길은 앞에 펼쳐진 어두컴컴한 하늘을 향했다.
진가희는 이렇게 빛나는 따뜻한 사람한테도 우울한 면이 있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녀는 곁에 서서 고개를 들어 조용히 그를 쳐다보았다.
진가희가 줄곧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 허운현은 시선을 거두더니 잔잔한 부드러움을 담은 눈동자로 가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왜 날 쳐다봐?"
진가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단지 난 운현 오빠가 아주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허운현은 짙은 남색을 띤 불빛 아래에 서 있는 가녀린 모습을 보고 마음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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