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장
“늦은 저녁이었는데,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 안 한 거야.”
하도훈은 허운현에게 시선을 거두며 담담하게 말했다.
진이나는 이 안에 무슨 까닭이 숨겨져 있지만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웃으며 말했다. “가희야, 운현이랑 함께 들어와, 문 앞에 서서 뭐해.”
가희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지난 몇 차례의 일 때문에 함부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이고 있었다.
그녀를 힐끗 보고 난 허운현은 그녀의 신중함을 알아차리고 눈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이 스쳤다.
병실에 서 있던 하도훈도 힐끗 가희를 바라보았다.
진이나는 가희가 허운현과 함께 서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도훈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다. 그녀는 눈길을 돌려 하도훈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어 속내를 알 수 없었다.
가희가 가만히 서 있자 허운현이 가희에게 말했다. “가자.”
가희는 정신을 차리고 허운현을 바라보았다. 얼굴빛은 여전히 약간 긴장하고 망설였지만 그래도 움찔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허운현을 향해 말했다. “그래요... 운현 오빠.”
허운현은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면서 속으로 그녀와 진이나의 관계가 그녀가 묘사한 것처럼 그렇게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가희는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허운현은 한참 동안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그러고 나서 그녀를 데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이를 바라보는 진이나의 눈빛은 점점 더 의아해졌고, 이를 바라보는 하도훈의 눈빛은 조금 차가웠다.
허운현은 가희와 함께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간 후, 곧 가희의 어깨에서 손을 치웠다. 물론 동작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전혀 어색하거나 이상한 것이 없었다. 마치 그가 가희에게 이미 천 번 만 번 이상 이렇게 대했던 것 같았다.
진이나는 허운현의 이 동작을 보고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운현아, 너와 가희는...”
그녀는 방금 가희의 어깨를 감싸 안은 허운현의 손을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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