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5장 기다릴게
사실 연수호는 김유정이 내려올 때부터 이미 알아챘다. 김유정이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고만 있자 연수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무 자서 바보 된 거 아니야?”
정신 차린 김유정이 웃으며 말했다.
“밥하는 중?”
“응.”
연수호가 노련하게 스테이크를 플레이팅했다.
“누가 자면서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길래.”
딱 먹기 좋을 정도로 익은 스테이크가 눈부신 자태로 접시에 누워 있는 걸 보고 김유정이 물었다.
“어떻게 이렇게 잘 굽지?”
“어릴 때 여러 번 배웠어.”
연수호가 앞치마를 벗더니 웃으며 말했다.
“밥 먹자.”
김유정이 연수호를 따라 식탁으로 걸어가며 물었다.
“언제 배운 거야?”
학업도 만만치 않았고 집에 전문적인 셰프까지 있는데 어떻게 스테이크 굽는 건 어떻게 배웠는지 궁금했다. 연수호는 다 자른 스테이크를 김유정에게 건네주며 웃었다.
“내가 전에 모모 부모까지 길렀다고 했잖아. 근데 처음엔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혹시 스테이크는 먹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배우기 시작했지. 밥 잘 먹으면 나랑 놀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이를 들은 김유정이 웃음을 터트렸다.
“늑대에게 스테이크를 구워서 줬다고?”
“그래.”
연수호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과는 역시나 좋아하지 않더군.”
연수호가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
“생고기를 좋아하는 거 맞는데 내가 준 생고기는 아니었어. 내가 준 고기가 아닌 더 넓은 세상을 원했지.”
“그러다 거의 굶어 죽을 때쯤 풀어주기로 했어.”
연수호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늑대왕은 우리를 떠나서도 왕이니까 더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어.”
“추구하는 삶이 있었을 뿐이야. 수호 씨 곁에 남지는 않았지만 수호 씨가 베푼 선의는 기억하고 있을걸.”
김유정이 연수호를 위로했다.
“봐봐. 모모가 그렇잖아. 그래서 수호 씨 곁에 아직 남아있는 거고.”
연수호는 그런 김유정을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김유정은 스테이크를 한 점 집어 연수호의 입가로 가져가더니 말했다.
“밥 먹고 우리 일몰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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