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6장 물에서 건져 올린 듯한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감길 때까지도 김유정은 희미한 의식 속에서 생각했다. 차라리 연수호에게 전화로 영양제 이야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이로써 그녀는 성적 능력을 의심받을 때 이를 증명하려는 남자의 행동이 평소보다 훨씬 더 격렬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또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이전까지 연수호는 매번 스스로를 자제해 왔던 것이다. 적어도 오늘 밤처럼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물에서 건져 올린 듯한 상태는 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렇게 반쯤 잠든 상태에서 연수호의 품에 꽉 안긴 그녀는 어둠 속이던 창밖에 어느새 희미한 빛이 비치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다시 눈을 떠 깨어났을 때는 창밖이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다.
“일어났어? 물 좀 마셔.”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연수호는 이미 흰 셔츠에 검은 바지를 말끔히 차려입고 있었다.
옷에는 주름 하나 없었고 얼굴엔 어젯밤의 열정이 채워준 여유로운 표정이 묻어나 있었다.
물 한 잔을 들고 다가오는 연수호는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몸을 일으켜 앉은 김유정은 자신이 이미 실크 잠옷으로 갈아 입혀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젯밤 언제 끝났는지 언제 씻겨졌는지도 기억이 없었다.
옷이 바뀌어 있다는 사실에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그녀는 물잔을 받아들고 벌컥벌컥 몇 모금 들이켰고 연수호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물을 마시는 김유정을 바라봤다.
새하얀 목이 위로 길게 뻗으며 물을 삼킬 때마다 턱선이 팽팽히 당겨지고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연보라색 슬립 드레스의 얇은 어깨끈 두 개가 어깨 위에서 흘러내려 있었고 한쪽 끈은 아예 팔 위로 떨어져 있었다.
연수호의 시선이 그녀의 흰 피부 위에 남겨진 옅은 멍 자국들을 훑었다. 눈빛이 어두워지며 그는 무심코 손을 들어 흘러내린 어깨끈을 다시 올려줬다.
강유정의 이런 모습에 잠시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감각이 들자 연수호는 서둘러 눈길을 돌렸다. 더 보고 싶어도 참아야 했다.
한편 김유정은 그의 생각을 알 리 없었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