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2장 질투하는 모습도 꽤 귀엽네

전화가 끊기고 나서 침실은 긴 정적에 휩싸였다. 김유정은 연수호를 바라보며 눈길을 돌렸다. 방금 뱃속에 들어간 달콤한 수프가 마치 파리가 섞여 있는 것처럼 느껴져 속이 메스꺼웠다. “그렇게 말한 요리책이 혜지 씨였어?” 그녀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연수호가 수프에 장미 꽃잎을 넣을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이미 누군가에게 배운 것이었다. 결혼하기 전 연수호와 백혜지가 어떤 관계로 지냈는지, 그 수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시간들, 김유정이 끼지 못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시기심이 차올랐다. “질투하는 거야?” 연수호가 손을 잡으려 했지만 김유정은 그의 손을 피했다. “아니거든.” 그녀는 그를 못마땅한 눈빛으로 쏘아보며 대답했다. “마치 똥을 먹은 기분이야.” 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하려 했다. 그러자 뒤에서 연수호가 불만스러운 듯 혀를 차며 말했다. “유정이 너 입맛 참 독특하네.” 이 말을 듣자 그녀의 속은 더욱 끓어올랐다. 안 그래도 기분이 안 좋았는데 해명은커녕 그녀를 놀리다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하여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욕실로 걸어갔다. 하지만 연수호가 김유정을 따라왔다. “화난 거야?” 김유정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물을 틀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웨이브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며 그녀의 감정을 감췄다. 연수호는 김유정의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기고 그녀의 옆얼굴에 입을 맞췄다. “화내기 전에 적어도 내 해명은 들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김유정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대답 대신 눈빛으로 해명을 요구했다. 곧 연수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인정할게. 그건 혜지가 가르쳐준 게 맞아. 하지만 다른 이유는 없어. 딱 한 번 우리 엄마가 먹고 싶다고 해서 배운 거야.” 이희영을 언급하자 연수호는 당시 기억이 떠오른 듯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때 이희영은 요양원에서 병을 앓아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었고 요양원에서는 연수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