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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장 엄마는 왜 자살했을까

스포츠카가 도로 옆에 멈춰서자 김유정은 이마를 찡그리며 물었다. “아주머니, 계속 저를 기다리셨던 건가요?” “네, 계속 아가씨를 기다렸어요.” 주현미는 메어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장은영 사모님이 저를 오피스텔에서 쫓아낼 때 아가씨는 너무 어렸어요. 그래서 아가씨한테 어머니에 관한 얘기도 많이 할 수 없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아가씨는 해외로 가게 되었고 전 연락할 방법이 없었어요. 저택에 찾아갈 용기도 없었고요...” 주현미는 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어갔다. “이제야 아가씨를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김유정은 중요한 부분을 캐치했다. “엄마랑 관련된 얘기예요?” 엄마 얘기를 꺼내자 김유정의 눈이 빨개졌다. “아주머니, 제발 얘기해 주세요. 엄마가 왜 그때 자살을 결심했는지 말이에요.” 그녀가 15년 동안 고민해 온 문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온화하고 침착한 성격을 가진 엄마가 왜 갑자기 자살을 결심했는지 김유정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사고보다도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쩌다 자살을 선택하게 됐는지...” 주현미는 15년 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며 말했다. “그날 점심 사모님 쪽으로 전화가 걸려 왔던 걸로 기억해요. 그 전화를 받고 나신 사모님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어요. 그러나 회장님과 다툰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오후에는 계속 홀로 방에서 꽃꽂이를 하고 계셨어요. 저희는 사모님께서 기분이 별로인 것 같다고 생각해서 방해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날 오후, 사모님께서 갑자기 그렇게...” 주현미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수 없다는 듯 눈물을 흘렸다. “전화를 받았다고요?” 김유정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손에 힘을 주면서 물었다. “누구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나요?” 주현미는 흐느끼며 말했다. “모르겠어요. 회장님께서도 알아보셨지만 끝내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군지 찾아낼 수 없었고 그 후에는 더 이상 이 일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김유정은 핸들을 꽉 쥐며 말했다. “아주머니도 저희 엄마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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