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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장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허시연은 문에 손을 대며 위협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불쌍하다고 해도 그쪽이 동정할 바는 아닌 것 같은데.” 허시연이 자신한테 한치의 세면도 세워주지 않는 걸 보자 윤여정은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소문에서 듣던 대로 여우주연상의 성깔이 꽤 까탈스러운데? 박강우의 힘에 의해 명성을 떨친 주제에 뭐가 저리 당당한 거지? 박강우가 없으면 박씨네 집안 사람들은 그녀를 길거리 동물 취급하잖아? “동정하는 게 아니라 진짜 불쌍해 보여서 그래!” 윤여정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자 허시연은 안색이 더욱 흐려졌다! 윤여정이 말을 이었다. “박씨 가문에는 딸이 없어. 네가 강우 고모의 딸이라 응당 이 집안의 총애를 받아 마땅한 사람은 너잖아. 그런데 지금 이 집안 사람들의 총애를 받고 있는 사람이 누구야?” “자기 할머니 앞에서 주워 온 아이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네가 불쌍하지 않으면 누가 불쌍하겠어?” 허시연은 식식거리며 주먹을 불끈 쥔 채 윤여정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외할머니가 강은영을 아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또 강설아의 꼬드김으로 인해 강은영을 엄청 증오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는 바였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에도 그들은 그녀에 비해 강설아를 더 예뻐했었다. 이제는 강은영이 강설아를 깨끗이 물리쳤으니 그들은 이제 무조건적으로 강은영을 총애하고 있다! 그녀만 유독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모든 상황들을 잘 알고는 있어도 윤여정이 이런 식으로 까발리고 있으니 가슴에서 피가 들끓는 기분이었다. “당신하고 무슨 상관인데? 당신이 뭘 알아? 너는 뭐 얼마나 대단한 것 같은데? 오빠가 널 거들떠보지도 않잖아?” 허시연도 지지 않았다. 전에는 박강우가 해외에서 윤여정하고 오랫동안 같이 지냈으니 그녀도 박강우가 윤여정하고 싸우고 나서 귀국한 줄 알고 있었다. 박강우가 사랑하는 여자가 얼마나 다른 줄 알았더니만! 그저 여우에 불과했었네! 윤여정도 안색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나하고 강우가 약간의 오해가 생겨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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