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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장

다연주가 술에 취한 걸 보고 차에서 내린 건이현은 강은영을 도와 다연주를 차에 태우려고 했다. 그런데 차에 오르기도 전에 은천사 한 대가 갑자기 그들의 차에 세워졌고 허지환이 차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은테 안경을 쓴 채 검은 정장 차림으로 점잖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그의 두 눈에는 위협감이 잔뜩 들어 있었다. 강은영은 얼른 다연주를 차에 밀어 넣고 도망치려 했지만 허지환의 뒤에서 검정색 옷을 입고 있는 경호원 두 명이 강은영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다. 강은영은 다연주의 팔을 꽉 잡았다. “사모님, 실례되지 않는다면 이 사람을 저한테 넘길 수 있을까요?” 허지환은 가장 부드러운 어조로 가장 매서운 압박을 주고 있었다. 게다가 두 경호원은 짙은 위압감을 드러냈다. 이상함을 감지한 건이현은 강은영과 다연주의 앞을 가로막고 서더니 고개를 돌려 강은영한테 무언의 눈짓을 보내고 있었다. 강은영은 온몸이 긴장한 나머지 뻣뻣해졌다. 이대로 다연주를 허지환한테 줘야 하나? 주게 되면 다음 날 정신을 차리고 난 다연주가 그녀한테 엄청 뭐라 할 건데? 게다가 지금 허지환이 내비치는 분위기는 실로 위험이 짙어 보인다. 강은영은 다연주의 얼굴을 툭툭 치고 있었다. ‘퍽퍽!’ 다연주가 비몽사몽한 상태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강은영은 소리를 질렀다. “연주야! 허! 허지환 씨 왔어!” “누구? 그 개자식이 왔다고?” 다연주는 허지환의 이름을 듣자 성질이 폭발해 버렸다. 강은영은 얼굴이 흐려진 허지환의 눈치를 살피며 술에 취한 다연주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다연주가 자신의 어깨에 기대어 쿨쿨 자고 있는 모습에 강은영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꼬집어 억지로 잠에서 깨게 만들었다. 그녀는 구시렁거리며 강은영을 바라보았다. “은영아, 아파.” 술에 취한 다연주와 정신이 깨어있는 다연주는 완전히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다. 정신이 맑은 다연주가 하는 독설들은 술 취한 자신이라도 견디기 힘들 것이다. 강은영은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허지환 씨가 와서 널 데려가겠대. 갈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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