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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장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매번 다른 음식을 먹을 때면 그녀는 그의 음식이 더 맛있어 보였다. 그러나 바꿔서 먹자고 해도 항상 거절했었다. 박강우는 토마토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그녀의 국수에 손을 대지 않았다. 강은영은 자신의 그릇을 비워 버렸고 박강우가 물었다. “내일 엘 마운틴 꽃바다로 여행 가자. 거기 빙산인 점점 작아지고 있는데 올해 안 가면 내년에 못 볼 수도 있대.” 엘 마운틴 꽃바다? 장소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흔들렸지만 연우빈한테 다음 주 수요일에 디자인 초안을 줘야 하는 강은영은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안 돼. 야근해야 돼.” 박강우는 기분이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 전에는 놀러 다니는 걸 최고로 좋아했었던 그녀는 그가 시간이 있을 때마다 언제든 함께 여행하러 다녔었다. 그러다 박성철하고 엮여 있는 오랜 시간 동안 그를 피해 다니던 그녀가 겨우 마음을 돌렸으니 제대로 한 번 놀러 갈 심산이었는데 이젠 그녀가 바빠졌다. 그는 그녀한테 작업실을 열어준 게 약간 후회스러웠다. “연우빈한테 전화할게.” 박강우는 언짢은 태도로 말을 건넸다. 강은영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그의 손을 꽉 눌렀다. “전화하지 마. 내일 같이 가자.” “안 바빠?” “내일은 같이 놀자.” 그 말에 박강우는 기분이 좋아졌다. 주말에 시간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박강우는 겨우 내일의 계획을 꼼꼼히 세워놨던 건데 그녀가 가지 않으면 연우빈한테 정말로 복수할 수가 있다. 연우빈은 그 소식을 보자마자 손을 부르르 떨며 즉시 답장을 했다. “원고 시간은 형수님이 정한 거야. 난 진짜 급하지 않단 말이야.” 방금 메시지에서 박강우의 원망이 느껴졌던 연우빈은 박강우가 자신한테 분풀이 할까 걱정이 되었다. 박강우는 그 답장을 보고 강은영한테 말을 건넸다. “우빈이가 급하지 않다니까 우리 가서 이틀 푹 쉬고 오자.” 거기에 가면 내일 저녁에 돌아오기란 불가능하다. 강은영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남편 말대로 해.” 남편이 하는 말은 다 맞는 말이다. 이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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