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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장

강은영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강씨 집안 사람들이 전부 도착해 있었다. 첫째, 둘째, 셋째, 그리고 막내인 강준형을 포함해서 말이다. 자손까지 합치며 아주 어마어마해서 강은영은 지금까지도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강준형하고 과시하는 걸 즐기는 장남의 집안이었다. 강 할머니는 강은영을 보고 자애롭게 손짓을 했다. “은영이 돌아왔구나? 얼른 할머니한테로 와.” 가식적이기만 그 모습에 강은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안 가?” 그녀가 꿈쩍도 하지 않자 강준형은 매섭게 쏘아보았다. 특히 요즘은 박강우가 그를 상대하도록 내버려두고만 있으니 이 딸이 괘씸하게 느껴진 것이다. 강 할머니는 중재를 나섰다. “뭐 하는 거야? 은영이가 비록 네 딸이긴 하지만 지금은 가정도 꾸렸는데 아직도 그렇게 제멋대로 굴면 어떡해!” 가정을 꾸렸다는 그 말에 강준형은 더욱 눈을 부라렸다. 다른 집 딸들은 결혼해서 모가에 이익을 가져다준다는데 강은영은 그를 괴롭히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강은영은 강 할머니 곁으로 걸어갔고 강 할머니는 강우단의 손을 놓지 않고 다른 한 손으로 강은영을 옆에 앉혔다. 이 할머니의 마음속에서 강우단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잇는지 너무나도 선명했다. 강은영이 아무런 말이 없자 강 할머니는 한층 더 자애로운 모습을 보였다. “어쩜 양심도 없이 이렇게 오랫동안 할머니 보러 오지 않을 수 있어! 할머니 안 보고 싶었어?” “할머니는 편파적이에요. 아까 제가 왔을 때는 왜 그런 말씀을 안 하셨는데요?” 둘째 집안 작은 딸 강진서는 비아냥거리고 있었고 어르신은 무덤덤하게 둘째 아들 아내인 왕하영을 싸늘하게 쳐다보았고 왕하영은 자기 딸한테 야단을 쳤다. “그만 말해!” “할머니가 이중인격이 맞잖아. 전에 은영 언니한테 저랬던 적도 없으면서...” “계속이야!” 어르신의 안색이 점차 어두워지자 왕하영은 표정이 침울해졌고 강진서는 어쩔 수 없이 말을 삼켜야만 했다. 그러나 강은영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암시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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