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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누명을 쓰다

성효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실히 방송팀에 남겨야 해, 어쨌든 고선호보다 나아. 고선호는 너랑 잠만 잘 뿐이지 아무런 쓸모가 없어." 나유아는 성효진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이제 이 얘기하지 마. 지금 어차피 피곤하지도 않아, 이참에 옷 좀 만들어야겠어." 성효진이 대답했다. "좋아, 네 말대로 하자." 심호현은 자기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고선호의 방으로 갔다. 고선호는 책상 앞에 앉아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일은 해결 안 됐어?" 심호현은 고선호 앞으로 다가가서 두 손은 탁자를 툭툭 치며, 평소에 진지하지 않았던 사람이 오늘에는 보기 드물게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방금 형수님이랑 얘기를 좀 해봤는데, 형수님 생각에는 장이수가 나쁜 생각은 없는 거 같다고 하네." 머리를 숙여 파일을 보던 고선호는 이 말을 듣고, 하고 있던 일을 멈추고 말했다. "할 말 있으면 해, 돌려말하지 말고." 심호현은 고선호를 바라보며 조금 말을 더듬었다. "그럼 말할게…" "쓸데없는 말이 왜 이렇게 많아?" 고선호는 조금 짜증이 났다. 심호현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형수님 생각에는 장이수가 한 짓이 아니라면 따지지 말자고 하네." 고선호는 침묵한 채 말하지 않았다. 이 태도는 나유아와 맞서 싸우려는 의도로, 상대방을 방송팀에서 내쫓으려는 것이었다. 심호현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이건 내 생각인데 너도 좀 반성해야 할 것 같아.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내쫓으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주변에 유아 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고 네가 평생 보장할 수 있어?" "내가 뭘 반성해?" 고선호는 파일을 던지더니 머리를 들고 차갑게 심호현을 보며 물었다. 심호현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당당한 모습 보니 네가 모를 줄 알았어. 형수님 발에 상처 때문에 장이수가 그렇게 신경 써주는데. 네가 말해봐, 유아 씨가 감동 안 할 수가 있겠어?" 고선호는 침묵했다. 사실 고선호도 나유아를 도와 원고 문제를 해결해 줬다. 그래도 나유아가 이렇게까지 감동한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방송팀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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