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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우린 부부야

고선호는 나유아가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프로그램이라도 우린 부부야." 나유아는 입술을 오므리고는 고선호의 말에 응하고 싶지 않아 했다. 부부인 사실은 두 사람만 알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몰랐다. 배지혜가 그렇게 나유아를 모함할 때도 고선호는 나서서 부부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 말은 고선호가 침대에 있을 때만 말하는 말이었다. 고선호는 나유아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말 안 할 거야?" "아직 시간이 이르니까 지금이라도 가. 다른 사람이 봐도 괜찮으니까." 나유아는 눈을 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고선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왜 그렇게 급하게 날 쫓는 거야?" 나유아는 고선호의 품에서 벗어나 이불을 집어들고 앉으면서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효진이한테 폐 끼치고 싶지 않아. 그리고 방송팀에도 의심받기 싫어." 고선호는 콧방귀를 뀌고는 더 이상 말 하지 않았다. 나유아는 성효진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성효진을 생각해 줬다. 고선호는 이불을 덮고는 나유아를 상대하지 않았다. 나유아는 여전히 머물러 있는 고선호를 보며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할 수 없이 고선호와 함께 조용히 누웠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 나유아도 자신이 언제 잠들었는지도 몰랐고, 핸드폰 벨 소리에 깨어났다. 나유아가 눈을 뜨고 고선호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자 그가 자기 방에 돌아갔을 것으로 생각했다. 손을 뻗어 핸드폰을 본 나유아는 성효진에서 걸려 온 전화인 것을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야?" 성효진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너 지금 방에 있어? 내가 장이수를 내 방으로 데려왔어. 지금은 링거 맞는 중이야. 너 올래? 장이수 깰 때까지 기다릴 거야?" 나유아가 침대에서 일어나서 대답하려고 한순간 화장실 문이 열렸다. 고선호는 자연스럽게 나유아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만약 몸이 불편하면 언제든지 전화해. 난 아직 할 일이 있어서 가야 할 거 같아." 나유아의 뺨이 한껏 붉어졌다. 통화 중이던 성효진은 깜짝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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